회사원 이현경(35·세류동)씨는 이달 초 수원지역 백화점에서 진행한 가을의류 초특가 판매를 통해 명절맞이 가을자켓을 구매했다.

하지만 이씨의 새 자켓은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 단 한번도 바깥 나들이를 하지 못하고 옷장 속에 쳐박힌 신세로 전락했다.

이씨는 “추석을 맞아 새 가을옷을 장만했는데 더운 날씨에 지금까지 한번도 입지 못했다”며 “벌써 9월 중반인데 여름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상황이라 새 옷을 한번도 입지 못하고 바로 겨울로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추석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기지역 백화점업계의 가을 매출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경기지역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가을의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에서 많게는 40%씩 감소한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이달 들어 매장을 가을 분위기로 전환하면서 가을 상품을 대거 진열했다.

하지만 늦더위의 기승으로 재킷, 니트류 등 가을 인기 아이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가을 상품의 매출이 품목별로 5~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성의류, 남성의류 등 가을 상품의 매출은 전년 보다 추석이 열흘 앞당겨지면서 매출 감소에 영향을 많이 주었고 특히 늦더위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도 이달 들어 여성 의류 매출이 지난해에 견줘 무려 7%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휴무일이 하루가 더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3~4% 안팎의 역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화점들은 가을 의류 판매를 늘리기 위해 혼수기획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가을 의류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한 패션전단 발송을 예년의 상위 20%에서 30%로 확대, 백화점을 찾는 고객의 수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브랜드별로 특가상품 제안전을 열어 가을 의류 상품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의류 제조업체들도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가지.이미 빼냈던 여름 상품 중에서 늦여름과 초여름을 겨냥한 간절기 상품들을 중심으로 매장에 다시 입점시키는 한편 가을 신상품 출시를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말에 진행되는 백화점 가을 정기세일 때도 신상품 보다는 이미 출시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또 브랜드별로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고객 초대전 등 기획전을 열어, 실질적인 세일 효과를 앞당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몰, 기획전으로 가을 매출 올린다 = 온라인몰들도 가을매출신장을 위해 다양한 가을 신상품 의류 기획전을 앞다퉈 벌이고 있다.

18일 온라인쇼핑몰 디앤샵(www.dnshop.com)에 따르면 이 쇼핑몰은 30일까지 ‘가을 스타일에 빠지다’ 기획전을 열고 여성 의류 신상품들을 선보인다.

올 가을 유행 아이템인 체크 무늬 남방, 카디건과 목폴라니트 세트, 재킷 등을 1만∼4만원대에 만날 수 있다.

오픈마켓 G마켓(www.gmarket.co.kr) 역시 30일까지 ‘2008 F/W 핫 키워드’ 기획전을 진행, 올 가을 유행할 패션의류 및 잡화를 선보인다.

캐주얼룩과 오피스룩 등으로 원하는 스타일별 의류와 잡화를 찾아볼 수 있고 간절기에 필요한 카디건 및 얇은 외투를 특가에 선보인다.

배송비 부담을 덜어주는 무료배송 쿠폰도 제공한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도 여성의류 카테고리에서 29일까지 ‘08 F/W 패션키워드 톱7’과 ‘F/W 스타일 다이어리’기획전을 열고 ‘소매 롤업 롱자켓’, ‘싸리꽃 브이넥 원피스’ 등을 선보인다.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은 여성의류 매장에서 ‘제3회 가을패션대전’을 다음달 2일까지 진행한다.

숲·제시뉴욕 등 여성 브랜드의 ‘트렌치코트&정장대전’, 엠씨엠·루이까또즈·러브캣 등이 참여하는 ‘핸드백대전’, 유명 스포츠브랜드의 러닝화와 트레이닝복을 특가에 판매하는 ‘파워특가대전’, 아르마니·캘빈클라인 등이 참여하는 ‘명품시계 베스트브랜드대전’ 등 행사가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