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가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개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북한산을 공유하고 있는 고양시가 잘못된 일이라며 적극 대응하고 나서 논란이다.
고양시는 다음 주 중에 서울시 지명위원회와 중앙 지명위원회를 방문해 ‘북한산의 명칭이 유지돼야 한다’는 시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시는 또 대한지리학회에 공문을 보내 학회 차원에서 북한산의 명칭이 일제 잔재가 아니며 삼국시대부터 사용됐던 역사적 이름임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하고 역시 북한산을 공유하고 있는 서울 은평·종로·성북구 등 다른 지자체에도 개명의 부당성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강북구는 지난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삼각산 제이름 찾기 학술세미나’를 열어 ‘북한산의 명칭은 일제 잔재로 역사적 정통성이 있는 삼각산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 차원의 개명 캠페인을 벌이는 등 조만간 명칭 변경 안을 서울시지명위원회와 중앙지명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고양시 문화재전문위원 정동일(44) 씨는 “삼국사기에 ‘서기 555년 진흥왕 16년 10월에 왕이 북한산을 순행하여 그 강역을 획정했다’는 문구가 있고 조선왕조실록에도 ‘북한산’, ‘북한산성’ 이야기가 200여 곳에 등장하는 등 각종 사료를 통해 삼국시대부터 존재한 명칭인 북한산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때 ‘삼각산’이란 이름이 사용된 것은 맞지만 이는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등 3개의 봉우리만 지칭한 것으로, 28개 봉우리를 모두 아우르는 이름은 북한산이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