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원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3년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까지 진학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접어야 했던 배움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관(55) 수원시의원은 지난 15일 수원시 수성고 체육관에서 열린 부설 방송통신고 졸업식에서 고교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 1966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3년만에 받아보는 졸업장이다.
고향인 충북 청원군 부용면 외천초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그는 중학교에 가려고 형편이 나아지길 기다리며 일부러 6학년을 두 번이나 다녔으나 땅 한 평 없는 가정형편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그는 어릴 적 집안 일을 거들며 소 여물을 썰다가 작두에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잃었고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는 약국과 파출소 심부름, 양조장과 연탄 배달원, 아이스크림 장수, 미군부대 택시기사 등으로 생계를 꾸려갔다.
하지만 그는 택시 노조활동이 계기가 돼 1998년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시의원에 첫 당선된 뒤 어릴 적 배움의 꿈을 되살려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거쳐 2006년 방송고에 진학했다. 3선 의원인 그는 의정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항상 시간에 쫓겨 식사를 빨리 먹는 바람에 동료 의원들로부터 ‘후다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웃었다. 17년간 장인, 장모를 모시고 살고 있는 그는 “아내(53·김현숙)의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졸업식에서 학업과 학생회 활동에 솔선수범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방송통신고 총동문회장 표창장과 수성방송고 학생회 감사패를 받았다. 올해 한경대 행정학과(산업체 야간반)에 입학해 대학 신입생이 된 그는 “못배운 것은 부끄럽지 않다. 그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대학원에도 진학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