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김치우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전 무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으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8부능선을 넘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에서 후반 42분 터진 김치우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북한에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한국은 3승2무 승점 11점을 기록하며 북한(3승1무2패·승점10점)을 2위로 끌어내리며 조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또 한국은 2005년 8월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5경기 연속 이어져 오던 북한 전 무승부 행진도 마감했다.
한국은 이근호와 박주영을 투톱으로 세우고 ‘캡틴’ 박지성과 기성용을 좌우 측면에, 조원희와 이청용을 중앙에 포진시켰으며 포백에는 이영표-강민수-황재원-오범석을, 골문에는 이운재를 기용했다.
반면 투톱 정대세와 홍영조를 위시한 3-5-2 시스템으로 나선 북한은 수비벽을 투텁게 한 뒤 빠른 역습을 통해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경기 시작 2분만에 북한 황용조에게 기습적인 왼발 슛을 허용한 한국은 이운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긴 뒤 10분을 넘어서면서 서서히 경기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전반 10분과 13분 아크 정면과 왼쪽에서 잇따라 프리킥 찬스를 잡았으나 키커로 나선 기성용의 슛이 번번히 크로스바를 넘겨 기회를 무산시켰다.
잇따른 세트피스를 허무하게 놓친 한국은 전반 27분 이영표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으로 살짝 떨궈놨고, 이를 쇄도하던 박지성이 몸을 날리며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가슴에 안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친 한국은 35분 이영표가 왼쪽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벗어났고, 전반 종료 직전인 박주영이 날린 헤딩 슛도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렸다.
후반 2분만에 북한 정대세에게 결정적인 헤딩 슛을 또다시 이운재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걷어내며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이후 이정수와 김동진를 교체 투입하며 수비를 안정시키고 34분에는 이근호 대신 이라크 평가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김치우를 기용, 공격의 변화를 줬다.
일방적인 공세에도 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아쉬운 시간만 흘러가 초초해하던 한국은 마지막으로 찾아온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42분 북한 진영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치우가 왼발로 감아 찬 것이 북한 홍영조의 손을 살짝 스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리명국이 몸을 날렸지만 골망을 흔든 뒤였다.
조 1위에 복귀한 한국은 오는 6월6일 UAE 원정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