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건물 사무실 볼때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은행 빚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한 때 전국 최대의 유흥지역으로 손꼽혔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먹자골목.
이 곳에 5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한 건물주에게 건물 임대 현황에 대해 묻자 담배부터 빼물었다.
3년전 오피스텔 등 사무용 빌딩이 호황일 때 투자 목적으로 퇴직금과 은행 대출을 내서 건물을 매입했지만 세입자는 커녕 임대 문의도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에 건물과 도로변에 임대 현수막을 걸었지만 걸려 오는 전화는 빚 독촉 뿐이다.
“최근에는 세입주들 마저 영업난을 이유로 임대를 포기하고 있어 이만 저만 고민이 아닙니다. 아마 인계동 일대 모든 건물주들이 높은 공실률로 모두 힘들 겁니다”
도내 상가 건물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축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구도심 할 것 없이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4층 규모의 S빌딩의 경우 21개 점포 중 9개 점포만이 임대했을 뿐 나머지 12개 점포는 지난 2004년부터 비어 있다.
지난 해 6월 완공된 영통구 신동의 공장형 아파트인 디지털엠파이어2 빌딩 역시 완공된지 1년이 가까워 오고 있지만 전체 584호실 중 444실이 분양이 완료됐고, 빌딩내 상가 역시 45개 점포 중 절반인 22개 점포만이 분양이 완료 됐을 뿐이다.
역세권 효과도 부동산 불황을 비켜가지 못했다.
전철 1호선 안양역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있는 17층 규모의 C빌딩(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은 안양 지역 중심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대로와 지하철역 등 3박자를 고루 갖추고도 3층과 7층 전층이 공실이다.
인근 군포시 금정동 S빌딩도 바로 앞이 전철역이 있지만 건물내 3개 점포가 비어 있는 상태로 수 개월째 문의 전화도 ‘뚝’ 끊겼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물들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지은 건물주가 파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목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