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PC방, 노래방, 단란주점 등에 밀려 외면받던 당구장이 경제위기 속에서 인기를 되찾고 있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천 지역의 당구장은 1천317곳으로 1년 전의 1천155곳보다 14% 증가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인천의 당구장 수는 1천100여개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가 지난해 갑자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지난해 당구장 영업이 활발했던 것은 싼 요금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월 3-4차례 당구장을 찾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들끼리 가볍게 술 한잔하고 당구를 1~2게임 치면 자리 옮겨가며 술 마시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즐길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인천의 당구장 요금은 10분당 1천200~1천500원 정도로 4명이 2시간을 보내도 2만원이 채 안 나온다.
과거의 당구장은 담배 연기가 자욱한 허름한 분위기였다면 최근에는 카페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시설의 당구장이 속속 생겨났다는 것도 당구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다.
남구 학익동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진호(39)씨는 "젊었을 때 당구를 많이 치던 중년층 뿐만 아니라 요즘은 20대도 많아졌고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당구를 치러 온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