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살길 막는다”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들어오면 우리는 더 이상 수퍼가 아니라. 그저 담배 가게일 뿐입니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 쌍용아파트 인근에서 10년째 수퍼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0)씨는 살길이 막막하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또 인근에서 5년째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58)씨도 “손님이 없어서 낮술 먹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날이 많다. 남는 시간에 방구석에서 소주만 마시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 어디 갈 곳만 있으면 딴일 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테스코가 이곳 인천 연수구 옥련동 379-2에 오는 7월 20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점 개설을 앞두고 있어 지역상인들이 대기업의 기형업 슈퍼마켓(SSM) 진출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점이 들어서게 되면 반경 15분 거리에 재래시장 2곳과 아파트 상점가 점포, 슈퍼마켓 30여곳을 포함하여 200여 곳의 동네상점들이 영업 중이어 커다란 피해가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슈퍼마켓 등 SSM은 전국적으로 477개에 달하고 있으며, 올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에 100여개를 출점시킬 계획으로 가장 공격적으로 동네 골목 상권을 공략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이미 논현동, 구월동, 부개동이 새로 영업 중이며, 이곳 인천 옥련동과 갈산2동에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 결과, 기업형슈퍼마켓(SSM) 주변 중소상점 10곳중 4곳은 앞으로 6개월도 버티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소상점들은 SSM 입점 이후 하루 평균 매출액이 49.7만원(30.8%) 감소하여 피해를 입고 있으며, 중소상인 87.2%가 앞으로 경영상황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무분별한 기업형 수퍼마켓(SSM) 입점으로 지역상권이 초토화되고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으로 내 몰리고 있다”며 “인천시는 지역경제와 중소상인을 살리기 위한 인천시 도시계획조례안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