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안전 먹거리’를 추구해온 농협의 먹거리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농협은 올들어 타 지역 쌀 원산지 표시위반과 사용금지된 색소가 들어간 주스 제조·판매 적발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해야 할 고추장을 반품받아 쇠고기 등을 섞어 새로운 제품으로 ‘둔갑’시켜 항공사 기내식 등으로 납품한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와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 3일 변질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반품된 고추장 등을 재활용해 농협 매장과 항공사에 납품한 혐의로 충북 소재 ‘남제천농협 청풍명월고추장공장’ 제조책임자 조모(52)씨를 구속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불법 유통된 재활용 고추장 등은 총 17만2천889㎏(시가 19억7천800만원 상당)으로 튜브형과 컵형 쇠고기볶음고추장 약 15만㎏은 지난 해 7월부터 최근까지 A항공사의 기내식으로, 나머지 생고추장·재래된장·고춧가루 등 2만여㎏은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납품돼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다.
쇠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쇠고기볶음고추장은 변질되기 쉬워 철저한 소독과 살균을 거쳐야 하는데도 이 업체는 반품 고추장을 사용했을 뿐 아니라 소독·살균 처리도 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며 “국산농산물의 경쟁성을 떨어뜨리는데 농협이 앞장서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농민이 이제 농산물을 어찌 팔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농협은 농민에게 기생하는 조직”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항공사에도 납품된다고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청풍명월의 고장이라는 제천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며 “임직원 이하 모두는 국민들에게 백배사죄하고 공장 문을 닫으라”고 주장했다.
이 뿐 아니라 “고추장 사건이 터졌는데도 홈페이지에는 고추장 광고사진이 버젓이 올려져 있다”며 “다시는 농협 식품을 사지도 말고 팔지도 말자”는 불매운동성 의견까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