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북한 황강댐으로 추정되는 물 방류로 인해 연천군 임진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야영객 6명이 실종되고 참게와 민물고기 등을 잡기 위해 어민들이 설치한 그물과 통발 등 어구가 물살에 떠내려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더욱이 새벽부터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도 연천군과 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은 사고가 접수된 뒤 대피 안내 방송을 하는 등 ‘늑장대처’로 인해 인명피해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갑작스런 수위 상승 6명 실종= 이날 오전 6시쯤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임진교에서 200m 하류쪽 모래섬에서 서모(41) 씨 등 7명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던 중 갑자기 강물이 불어나 서 씨 등 5명이 실종됐다.

서 씨의 일행 가운데 김모(37) 씨는 서모(12) 군을 헤엄쳐 데리고 나와 목숨을 건졌다. 1시간 20분 뒤 임진교에서 2㎞ 떨어진 백학면 노곡리 비룡대교에서도 김모(39) 씨가 강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에 따라 경찰과 소방당국, 군부대는 중앙119구조대원 등 모두 140여명의 인원과 헬기 2대 등 60대의 장비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야영객 28명은 긴급 출동한 소방방재청 등에 의해 구조됐다.

실종자는 서강일(41), 이경주(39), 이용택(7∼8), 백창현(40대), 이두현(40대), 김대근(39) 씨 등 6명이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쯤 연천군 임진강 필승교 부근에서 4~5세로 추정되는 북한 남자 어린이가 숨져 있는 것을 군 초소병이 발견했다.

◇관계 기관 늑장 대처 피해 키워= 이날 남방한계선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2.40m 가량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오전 1시부터 강물이 불어나기 시작해 오전 6시10분 4.69m로 높아졌다. 이처럼 새벽부터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지만 연천군과 수자원공사는 빠져나온 야영객 중 1명의 신고를 받고 대피 안내 방송을 한 것으로 확인돼 사전 예방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방류 사실을 모른 임진강 어민들도 참게와 민물고기 등을 잡기 위해 설치한 그물과 통발 등 어구를 건지지 못한 채 빨라진 물살에 떠내려가 연천지역에서만 3천여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강가에 주차돼 있던 차량 10대가 물에 잠기거나 떠내려갔으며 훈련에 참가한 육군 모 부대 소속 전차 1대도 물에 잠겼다.

◇임진강 수위 상승 원인은 황강댐?= 이번 사고는 북한의 아무런 통보없이 황강댐 일부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한 데 따른 것을 추정되고 있다.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약 42.3㎞ 떨어진 임진강 본류에 위치한 황강댐은 발전과 용수공급 등 목적으로 2002년 착공됐으며 2007년쯤 완공됐을 것으로 보인다.

저수량은 2001년 3월 완공된 임진강 유역의 또 다른 북한 댐인 ‘4월5일댐(3천500만t 규모)’의 약 10배인 3억~4억t 규모로 추정된다.

우리 팔당댐의 약 1.5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