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및 심야시간대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도입한 당번약국제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3일 수원시 약사회와 응급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수원시 등록된 약국 420여개중 당번약국제도에 등록한 약국은 150(33%)개로 이들 약국은 자신들이 신고한 영업시간과 휴일 영업시간 등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2007년 8월부터 대한약사협회가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한 당번약국제도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못하면서 상당수의 약국이 당번제도를 실시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감기 등 가벼운 증상에도 병원 응급실을 가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
수원시 호매실동에 살고 있는 김모씨(30)는 지난 20일 오후 9시쯤 감기약을 구입하기 위해 인근 약국 4군데를 찾아다녀지만 모두 닫혀있어서, 택시를 타고 팔달구 수원역 근처에 가서 약을 구입해야 했다.
구운동에 사는 박수현(32·여)씨도 갑자기 밤 8시에 아기가 열이 있어 해열제를 사기 위해 집부근 약국을 찾아 헤맸으나 찾지 못해 114에 문의해 응급의료정보센터(1399)번호의 안내로 인근 당번약국을 안내받아 찾아갔지만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한다던 약국은 이미 닫혀 있어 결국 병원응급실에 아기를 데려 갈 수밖에 없었다.
약국관계자들은 “의약분업 이후 약국이 처방전에만 의존하는 상황에 개인 동네 약국들은 경쟁력이 없어 휴일날 약국을 열어도 손님들이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보건소 관계자는 “약국 자체가 자영업 이다보니 강제적으로 당번제도를 실시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약사회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지역 주민들 보건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수원시약사회 이세진 회장는 “심야시간과 휴일에도 시민들이 약국을 이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정부나 보건당국에서 당번약국들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이 마련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