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등 13개 농민단체는 17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1만여명(경찰추산, 주최추산 3만여명)의 농민이 참석한 가운데 ‘쌀 대란 해결, 협동조합개혁 쟁취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각 농민단체 의장들을 비롯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 이낙연·정범구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곽정숙 의원,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야당 국회의원들도 다수 참석한 이번 집회에서 농민들은 ▲쌀 대란 근본적 해결, 인도적 대북 쌀지원 재개 ▲농민을 의한 농협 개혁 쟁취 ▲농가부채 해결 및 소득 안정 이행 ▲농업 희생 강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쌀값은 농민값이다. 농민없이는 농업이 존재할 수 없다”며 “농민들이 일 년 내내 땡볕 아래서 땀 흘려 쌀을 지어도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은 채 쌀값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쌀값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북 쌀 지원 중단이다. 해마다 40만t에 달하는 물량이 대북지원을 통해 시장에서 격리돼 왔지만, 지원이 중단된 2008년부터 80만t에 달하는 재고가 고스란히 창고에 쌓여있다”며 즉각적인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요구했다.
농업인들은 이밖에도 농협개혁과 관련해 “농협중앙회가 협동조합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금융지주인 ‘NH BANK’로 탈바꿈하려 몸부림치고 있다”며 “농협은 돈놀이를 그만두고 농민의 이익을 위한 경제사업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회를 마친뒤 문화마당에서 KBS를 거쳐 국회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고 경찰은 집회 장소 주변에 전경 115개 중대 7천100여명을 배치하고 물포와 방송차, 조명차, 급수차 등을 동원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