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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 장르 아우른 퓨전공연 어깨가 들썩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두드려 樂 천지를’ 공연 성료

 


지난 15일 저녁 ‘두드려 樂 천지를’ 공연이 열린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엔 천둥과 벼락이 내려쳐 지축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이어지는 그 소리에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관객은 넋을 빼앗겼고 자신도 모르는 새 탄성을 쏟아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에서 관객은 잠시도 자리를 뜨지 못한 채 국악의 신명을, 서양음악과 가요의 만남에서 서로 어긋나지 않은 조화로움을 보며 흡족해했다.

한뫼국악예술단원의 창작무용을 선보인 1부 ‘열린 소리’ 서막은 폭풍전야처럼 고요하게 시작했다.

느릿하면서도 애간장을 녹이는 곡조에 맞춘 춤은 평화롭고 한가했다.

일순 장단이 빨라지면서 조용한 몸동작은 숨 가쁘게 돌아쳤고 놋쇠로 만든 정주와 바라에서 나오는 소리는 때론 청아하게 때론 만물을 일깨우려는 듯 긴 여운을 남기며 장내로 퍼져나갔다.

운무가 내려앉은 무대는 천상에서 선녀가 노니는 듯하다.

2부 ‘나눔의 소리’의 재즈드럼머 고명수가 내는 소리는 발밑에서부터 온 몸으로 전해오는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울림이 컸다.

관객들은 고막을 흔드는 소리에 천지가 진동하는 착각에 빠져들었고 연주곡이 끝난 뒤에도 환청이 들렸다.

혹은 수천마리의 아프리카 들소무리가 저 멀리 달려오면서 흔들어대는 지축소리에 전율하기도 했다.

곽연근과 아프리카 타악그룹 ‘쿰바야’와 고명수가 호흡을 맞춘 시간은 타악기 젬베와 어울려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온 전사를 환영하는 마을의 잔치였다.

외곡곡인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가요 낭랑18세를 국악과 서양악기로 연주할 즈음 관객은 손뼉을 치며 따라 불렀다.

이어 한국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이 서로 합쳐진 가운데 광개토사물놀이패가 무대가 좁다며 한판 신나게 놀아 치고 비보이 ‘린피플’이 브레이크 댄스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작심한 듯 공중돌기 등 온갖 기교를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3부 ‘울림소리’는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 질펀하게 노는 한마당 무대였다.

출연자와 관객 모두 흥에 취해 돌아가고 체면불구, 무대에 올라 춤이라도 추고 싶은 충동을 자극한다.

이에 앞서 이번 공연을 기획한 한뫼국악예술단 오은명 단장의 소고춤은 압권이었다.

전통가락과 어울린 춤은 스피드하면서도 강렬했다.

한복 치마폭 사이로 살짝 드러내는 버섯 코는 고혹적이었고 살짝 살짝 흔드는 어깨춤은 그녀만의 매력 포인트였다.

소고춤에 관한 한 국내 여성으로 정점에 달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결코 허언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10명이 화사한 화복을 입고 북을 두드리는 설장고는 보는 이의 숨을 막히게 했고 장고와 설장고, 앉은반으로 이어지는 타악연주는 일품이었다.

박갑수(62· 과천시 중앙동)씨는 “오늘 공연을 보니 왠지 밝고 희망찬 내년이 될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오 단장은 “오늘 행사는 여러 장르를 아우른 퓨전공연으로 고전과 현대적 창작을 접목한 가운데 조화를 강조했다”며 “앞으로도 시대작 감각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에 치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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