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하반신을 못 쓰게된 충격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었습니다.”
오는 3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제10회 장애인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아이스슬래지하키 국가대표 김대중(40·절단장애1급)과 박상현(37·척수장애1급)은 젊은 혈기가 흘러넘치던 20대에 교통사고로 인해 하반신 불구의 장애를 얻었다.
제7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아이스슬래지하키 경기도 대표이기도 한 이들은 시련을 극복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애인하키 선수가 된 지금, 비록 휠체어에 의지해 비장애인보다 눈높이는 낮지만 얼굴 가득 미소만큼은 시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인 동계종목 실업팀이자 국가대표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강원도청 아이스슬래지하키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량 또한 최고인 이들은 현재 성남의 레드불스 아이스슬래지하키팀에서 하키를 즐기는 동호인 선수다. 모든 하반신불구 장애인들이 그러하듯 이들도 사고를 당한 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살까지 결심하는 등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재활과 취미생활을 위해 시작한 스포츠로 인해 인생의 새로운 빛을 찾았다.
장애인 육상(원반, 포환) 선수로 활약한 김대중과 휠체어농구를 하던 박상현는 아이스슬래지하키 선수인 박우철의 소개로 아이스슬래지하키에 입문하게 됐다.
올해로 3년째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박상현은 많은 국제대회 경험이 있지만 올림픽은 첫 출전이라 약간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반면 1년 전 국가대표에 발탁된 김대중은 박상현에 비해 경력은 짧지만 그 패기 만큼은 하늘을 찌를 듯 한 기세였다.
이 두 선수는 지난해 11월 스웨덴에서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열린 최종예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독일, 스웨덴, 애스토니아가 2장의 마지막 출전티켓을 놓고 겨룬 결과 우리나라는 독일과 애스토니아를 물리친 뒤 개최국인 스웨덴에게 1-2로 아쉽게 패하며 2승1패로 올림픽 본선 A조에 편성됐다. 비록 막차로 올림픽행 열차에 올랐지만 캐나다 등 강팀이 포진한 B조를 피해 비교적 좋은 대진운을 받았다.
김대중과 박상현은 올림픽에 앞서 “지난 최종예선에서는 스웨덴에게 아쉽 패했지만 그 때는 좀 얼떨떨한 기분으로 경기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화끈한 경기를 펼쳐 좋은 성적으로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시련을 극복해 낸 이들이 속해 있는 아이스슬래지하키 대표팀이 벤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