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설이 되면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떡국과 함께 푸짐한 설 음식을 나눠 먹으며 새해의 시작을 기린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명절 음식이 다이어트의 적으로 인식되면서 맛있는 명절 음식을 보며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푸짐한 상차림 뒤에 남는 음식도 문제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이러한 기우를 없애기 위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설음식의 영양적 우수성과 남은 음식의 재활용법에 대해 소개했다.
▲ 설음식, 영양 만점! 맛도 만점!
설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떡국’ 이라 할 수 있다.
떡국의 주요 재료는 동전모양으로 썰어놓은 가래떡과 고기육수를 만들 쇠고기 양지, 고명으로 얹을 계란, 파 등이 있으며 성인을 기준으로 해 보통 1회에 650㎖를 섭취하게 된다.
떡 국 한 그릇(650㎖)과 쌀밥 한 그릇(250㎖)을 비교 했을 때 열량은 더 적게, 무기질이나 비타민류는 더욱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맛있게 익은 김치가 더해진다면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설음식뿐만이 아니라 명절음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인 갈비찜은 1회 섭취량이 100㎖로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어른도 좋아하는 음식이다.
흔히 갈비를 살찌는 음식의 대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갈비찜을 1회 분량 섭취했을 때 삼겹살을 1회 분량 섭취했을 때보다 지질의 섭취를 줄일 수 있어 당연히 열량의 섭취도 줄어들게 된다.
실 예로 갈비찜과 삼겹살구이의 1회 섭취량당 열량을 비교해보면 갈비찜이 삽겹살구이의 반에 해당하는 열량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참조>
설날 선조에서부터 후손까지의 어우러짐을 의미하는 삼색나물은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류를 보충해주는데 좋은 음식이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시금치나물이 대표적이고 육류와 떡류가 주류를 이루는 명절음식에 삼색나물이 더해져 더욱 훌륭한 영양적 균형을 이루게 된다.
▲ 설날 남은 음식의 변신은 무죄
음식을 남겨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모자라지 않게 준비하는 것이 우리네 미덕으로 통한다.
덕분에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주부들에겐 차례음식의 ‘뒤처리’라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 몇 번씩 데워 식탁에 올려보지만 뻣뻣해지고 맛이 없어져 남은 음식은 되 남기가 일쑤.
음식 장만하는데 재료비도 만만치 않고, 이것 저것 남아서 골칫거리가 되기 일쑤지만 자칫 낭비하기 쉬운 명절날 음식을 알뜰하게 준비하고, 남은 음식을 깔끔하게 활용할 수는 방법이 무엇일까?
약간의 조리 아이디어만 보탠다면 남은 천덕꾸러기 음식들도 훌륭한 별미 요리로 변신할 수 있으며 새로운 맛을 연출할 수도 있다. 남은 음식은 이미 한 차례 간이 돼 있는데다 적당히 익혀진 상태여서 요리시간도 짧게 걸리는 이점도 있다.
다시 가열해 먹기보다는 전이나 튀김은 전골이나 조림으로, 나물무침은 튀김에 활용하는 등 조리법을 바꿔주거나 색다른 소스를 곁들이면 한결 새로운 맛을 연출할 수 있다.
가장 많이 남는 것은 바로 전이나 튀김류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다시 가열하다 보면 수분이 빠져 질겨지고 맛이 텁텁해지기 쉽기 때문에 아예 다른 요리의 주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노하우다.
전이 남았다면 찌개에 넣어 맛을 내도 좋고 생선전, 표고버섯전 따위를 한번에 모아서 모듬전골을 만들어도 궁합이 잘 맞는다.
전골은 은근한 육수에 마늘, 국간장,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추어 끓이면서 즉석에서 먹으면 더욱 좋다.
전과 튀김은 식용유에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뒤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중국식 탕수를 만들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편육이 남았다면 대추와 밤, 배, 감 등 과일을 활용해 편육냉채를 만들어 보자.
육류와 과일이 어우러져 영양도 골고루 확보할 수 있고 꿀과 식초가 어우러진 새콤한 소스가 가미돼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돼지고기 편육에 김치를 김밥 말 듯 돌돌 말아 한 입 크기로 썰어내면 술안주에 잘 어울린다.
전이나 튀김 못지않게 많이 남는 음식이 나물 반찬이다.
나물들은 잘게 썰어 찬 밥과 같이 끓이면 영양 만점의 죽을 만들 수 있다.
밀가루와 달걀을 넣고 엉길 정도로 반죽해 빈대떡 지지듯 지져먹어도 색다른 맛이다.
물기가 많은 나물(숙주, 콩나물 등)을 제외하곤 튀김재료로도 안성맞춤으로 부재료로 옥수수나 새우 등을 곁들여 호박오가리나물이나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등에 튀김 옷을 살짝 입혀 튀기면 일품 튀김요리로 손색이 없다 .
잡채가 남았다면 밀전병에 싸서 겨자 소스에 찍어먹거나 중국식 춘권처럼 튀겨보자.
차례나 제사상에 올렸던 북어는 주로 북어국을 끓이는 경우가 많은데 가시를 발라내고 강판에 긁어 보푸라기를 만들어 반찬으로 활용해도 괜찮다. 소금, 설탕, 참기름 따위를 넣고 무치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노약자들의 밑반찬으로 제격이다.
북어포는 찜, 구이, 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양념에 재운 북어에 찹쌀가루를 발라 구우면 쫀득쫀득한 맛이 더해져 별미다.
요리 Tip
▲ 남은 밥을 이용한 메뉴
·누룽지 샐러드 - 남은 밥을 살짝 펴서 누룽지로 만든 다음 기름에 튀겨 샐러드 재료로 사용한다.
·김말이 밥튀김 - 남은 밥에 당면을 함께 섞어 김으로 싸서 튀김가루 옷을 입혀 튀긴다.
밥피자 - 남은 밥에 계란과 밀가루·소금을 넣어 반죽한 다음 후라이팬에 틀을 만들고 그 위에 갖은 고명을 얹어 피자치즈를 넣고 오븐이나 팬에 굽는다.
·볶음밥 오징어 말이 - 찬밥을 볶아서 오징어 속에 넣고 자른다.
▲ 남은 반찬을 이용한 메뉴
·목살·삼겹살 장조림 - 남은 돼지 목살 또는 삼겹살을 통마늘·연근·무 등을 넣고 장조림장으로 졸인다.
·흰살 생선살 남은 것 이용 - 흰살 생선살 남은 것을 믹서기에 갈아서 기름을 빼고 후라이팬에 볶아서 김밥 소재료 또는 주먹초밥 겉에 묻혀 사용한다.
·닭살 샐러드 - 제수용으로 쓴 닭의 살을 녹황색 야채·드레싱과 섞어 만든다.
▲남은 전을 이용한 메뉴
·모듬전 야채전골 - 남은 전에 당근·양파·표고버섯·고추·대파·다시마 등을 넣고 끓여서 전골을 만든다.
·완자전 볶음밥 - 남은 완자전과 밥에 당근·대파·양파·굴소스·참기름·식용유를 넣어서 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