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장보기도 겁나는데 비싼 교복 살 필요 있나요. 여기 오면 싸면서도 깨끗한 교복 얼마든지 구입할 할 수 있는데요”
18일 ‘알뜰사랑으로 다시 입는 교복행사’가 열린 과천시민회관 2층 녹색가게 앞 로비엔 중·고생 교복이 옷걸이에 잔뜩 걸려있었다.
새 옷은 아니지만 정성껏 세탁해 곱게 다림질한 교복은 하나같이 깨끗하고 깔끔했다.
개장시간은 오전 10시.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알뜰살뜰 주부들은 남보다 더 좋은 물건을 잡으려고 1시간 먼저 긴 줄 틈에 끼였고 500여명의 학부모들은 오픈 멘트와 동시 매장으로 몰려갔다.
눈으로 치수를 가늠해보고 손으론 질감을 느끼며 골라 흥정 없이 값을 치르는 얼굴엔 엄마나 그 손을 잡고 온 아들, 딸이나 모두 흡족해했다.
개중엔 손자의 옷을 고르는 할머니의 모습도 띄었다.
‘푸른 내일을 여는 여성들’이 운영하는 녹색가게에 이날 나온 교복은 총 700점.
싸게는 2천원부터 3만원대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었고 개장 2시간이 지날 무렵 물건은 거의 동났다.
녹색가게의 교복 물려주기는 올해 13년째로 갈수록 호응을 받고 있다.
학부모로선 가계비를 줄이고 교복 기탁 학생은 약간의 용돈을 쥐는 윈윈전략 때문이다.
이날 행사장에 중 1학년에 함께 온 김종서(41· 부림동 주공 8단지)씨는 매장을 찾은 연유를 대해 당연하다는 듯 “아끼려고 왔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중2 아들과 중3 딸을 둔 배순하(44·부림동)씨는 “바지와 치마가 더 필요한 것 같아 찾았다”며 “좀 더 가격이 덜했으면 좋겠다”고 또순이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녹색가게 김효진(29)씨는 “해를 거듭할수록 기탁교복이 늘어나고 상태도 좋아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