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도박 중독율을 놓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마사회가 현격한 차이를 보여 논란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 측은 그 유병률이 9.5%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반면 마시회 측은 연구용역 조사를 인용해 1%에 못미친다고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가 지난 2008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뢰해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도박유병률은 전체 성인의 9.5%인 350여만 명으로 이중 270만 여명은 상담이 필요하고 80만여 명은 당장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캐나다(2.2%), 호주(2.4%), 영국(1.9%)보다 무려 한국의 도박중독률이 3~5배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마사회 측이 이듬해 고려대학교에 의뢰, 성인 표본 2만명에게 실시한 조사를 근거로 지난달 초 도박중독율이 0.9%에 그쳤다.
마사회는 이 자료를 인용, 로또나 온라인 게임, 내기당구, 즉석복권 등 도박보다 경마 참여률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큰 편차를 보인 것은 각각 다른 척도를 사용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감위는 중독에 대한 사회적 진단인 CPGI를 사용했고, 마사회는 도박중독에 대한 개인 치료에 초점을 둔 KNODS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사감위 관계자는 “조사 시기나 샘플에 따라 같은 척도를 사용하더라도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어 어느 척도가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사감위가 도박중독률을 대중에게 올바르게 알려야함에도 필요 이상 과도하게 홍보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똑같은 척도에서도 차이가 벌어져 2009년 12월 마사회가 고려대에 의뢰한 CPGI 조사 결과, 도박유병률은 6.9%였고 2008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KNODS조사는 2.4%였다.
이들 기관이 서로 유리한 숫자를 내세우며 대립하는 이유는 국내 사행산업의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