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경매 경쟁률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가 5.0명을 기록한데 이어 이달 15일 까지의 조사에서도 5.0%명의 저조한 응찰자 수를 나타냈다.
이는 부동산 경매시장이 급냉됐던 금융위기 수준으로 크게 하락한 것이다.
수도권 평균 경매 응찰자 수는 지난 2008년 10월 4.3명으로 추락한데 이어 11월과 12월 모두 4.9명의 부진을 나타냈다.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와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2009년 초반에는 경매 응찰자가 10명을 초과하는 등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강화가 시작되면서 올 2월까지 평균 응찰자가 6명으로 하락한데 이어 3월과 4월에는 5명으로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 12일 성남지원에서 실시된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전용 134.6㎡)는 7억152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응찰자는 1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동일 면적의 같은 아파트 경매에는 6명이 몰려 7억5천380만원에 팔렸다.
또 같은날 동부지방법원에서 경매된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전용면적 142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에는 4명의 응찰자가 경합을 벌였다. 지난해 6월 열린 동일 면적의 이 아파트 경매에서는 29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한편 응찰자가 줄어들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세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90%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달 15일까지 82.4%를 나타내 고점인 지난해 9월 대비 7.6%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 법정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개찰을 해보면 제출된 입찰표의 수는 전보다 줄었다”며 “최근 입찰장에 와서 분위기를 살피거나 선뜻 입찰표를 내지 않고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