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환(57·가명) 씨는 종합검진 소견을 들으러 병원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담당의사가 “강 씨의 디스크가 많이 튀어나와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강 씨는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디스크가 있는 것도 알지 못했다. 강 씨뿐만이 아니다. 분명 디스크가 돌출됐는데도 어떤 이는 통증조차 없고, 어떤 이는 통증으로 수술까지 감행해야 한다. 이유가 뭘까?
<도움말=척추관절전문 안산 튼튼병원 안성범 원장>
▲선천적으로 타고난 척추관이 넓으면 디스크 돌출 되도 통증 없을 수 있어.
허리디스크는 척추와 척추 사이 마디에서 쿠션역할을 하는 말랑한 디스크가 밀려나오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밀려나온 디스크는 신경을 누르기도 하지만 디스크 내부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나와 신경에 염증이 생겨 통증의 근본 원인이 된다.
그럼 왜 어떤 사람은 디스크가 튀어나와도 통증이 없는 것일까? 그 이유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의 크기와 연관이 된다. 지문이 다 다르듯 개인마다 척추관의 모양과 크기도 다양한데 이 척추관의 크기에 따라 허리디스크가 생겼을 때 통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절전문 안산 튼튼병원 안성범 원장(사진)은 “허리디스크의 예후나 경과를 결정짓는 것은 튀어나온 디스크의 크기와 더불어 신경이 지나가는 길인 척추관의 넓이다. 만약 척추관 자체가 넓은 사람이라면 디스크가 튀어나오더라도 신경이 튀어나온 디스크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므로 신경 눌림이 덜하거나 없을 수도 있지만, 척추관이 좁은 경우에는 디스크가 적게 튀어나오더라도 신경이 피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연치료, 비수술 치료, 수술, 그때그때 달라요.
허리디스크는 초기나 중기상태에서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통증이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고, 디스크의 초, 중기 상태라면 보존적 치료와 운동요법을 꾸준히 시행하면서 허리디스크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신경증상이 심하지 않으면서 통증이 매우 심한 환자나, 허리디스크로 인해 수술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허리통증이 생긴 경우, 혹은 보존적 치료로 6주 이상 치료를 했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감압신경 성형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감압신경 성형술은 주사바늘을 통해 환부에 직접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신경의 유착을 풀어주고, 부종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피부표면의 절개가 없기 때문에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
그러나 감압신경 성형술이라고 해서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스크가 터져 나와 흘러내린 심한 디스크의 경우나, 하지마비로 인해 대소변 장애가 생긴 경우(마미총 증후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시술 부위나 몸에 감염질환이 있거나, 출혈이 많은 환자는 시술이 어렵다.
전에 많이 시행됐던 디스크의 수술적 치료 방법은 척추융합술이었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인 인공디스크 치환술이 선택되는데, 문제가 되는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로 대체하기 때문에 척추 고정이 필요없어 디스크 수술을 받고도 운동성이 살아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