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미국의 챔플레인 호수를 음파탐지기로 조사하던 해양고고학자들은 침몰된 난파선 하나를 발견했다.
고고학자들은 처음엔 이 배가 증기선일 거라고 추정했다. 침몰선은 추진 작용을 하는 한 쌍의 외륜(paddle wheel)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배는 특이하게도 보일러나 증기엔진을 갖고 있지 않았다.
잠수부들은 배 근처에서 부러진 편자와 마구의 파편을 발견했다. 이 결과 침몰선은 말의 힘으로 움직이는 마력선(馬力船)으로 판명됐다. 이 배는 방향타를 잃고 항로를 벗어나 떠내려가다 선체에 구멍이 나 가라앉아 150년 동안 진흙 속에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마력선은 갑판 밑에 원반 모양의 쳇바퀴가 설치돼 있어 말이 이 쳇바퀴를 돌려 움직이도록 돼 있다.
개척시대 마력선의 발견은 미국 역사학자들을 흥분시켰다. 챔플레인 호수에서 마력선이 발견되기 전까지 마력선은 기록상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미지의 교통수단이었기 때문이다.
19세기 미국 이민자들은 마력선을 이용, 강과 운하에서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날랐다. 마력선은 새롭게 등장한 증기선 등장에도 사라지지 않고 끈질기게 생존하며 번창했다.
당시 주정부들은 증기기관 기술의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증기선 운항업체나 기술자들에게 장기 독점권을 주었는데, 사업권을 갖지 못한 경쟁자들은 너도 나도 마력선에 매달렸다.
마력선은 증기선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었기 때문에 아주 오래 동안 존속했으나 내연기관의 발명으로 사라져갔다.
챔플레인 호수의 마력선은 파손되기 쉬운 상태라 인양하지 않고 수중유물로 보존하고 있다. 이 희귀한 유물을 보기 위해 매년 수백 명의 스쿠버 다이버들이 잠수장비를 들고 찾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