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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화성태안3지구 등 도내 사업지연지구 표정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전국 41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출지구’를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도내지역에도 적지 않은 곳이 사업중지 또는 사업축소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와 LH에 따르면 LH가 도내 지역에서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개발을 진행 중인 사업현황은 총 106개 지구다. 이 중 화성태안3, 오산세교3 등 10개 택지개발지구와 안양 냉천지구, 안양 새마을지구 등 2개 재개발지구가 오랜 기간 동안 사업이 지연돼 왔던 지역으로 사업중지 또는 사업축소 등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은 LH의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으며 인근 부동산 시장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와서 포기한다는게 말이되냐”

◆택지개발지구, 오산세교3·화성태안3 초상집 분위기

“LH가 아파트 짓겠다고 살던 집과 터전을 수용하는데 협조했는데 이제 와서 사업을 중단 한다는 게 도대체 어느 나라 법입니까.”

화성시 태안읍 송산·안녕동 일대 태안3지구 택지개발지구 현장.

이곳은 지난 1998년 현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신인 주택공사가 이 일대 118만여㎡를 개발해 아파트 3천794가구를 짓겠다던 지역이다.

원주면 100여 세대는 이미 수원과 동탄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당초 2008년 말이면 입주가 예상됐지만 공사는 현재 10%만 이뤄진 채 지난 2006년 중단됐다.

LH가 지난 2003년까지 토지 보상비로 3천500억 원이나 지출한 상황에서 인근 사찰인 용주사의 반대가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최근 LH가 보금자리주택 등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118조원에 달하는 부채로 사업축소 및 구조조정 입장을 밝히면서 동네는 초상집 분위기다.

특히 토지보상비 지급에 따라 매월 쌓여가는 이자로 참다못한 LH 고위관계자가 지난 주 용주사 주지 정호스님을 만났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용주사 측은 사업 취소나 지난해 2월 국무총리실 조정안(택지면적 50% 축소) 등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달라는 LH의 요청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H 측은 용주사 거부하면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포기한다는 입장이다.

태안3지구 주민대책위원회 김복근 위원장은 “용주사 반대가 있더라도 LH와 정부가 택지개발 사업 추진에 의지가 강했더라면 이곳에서 농사를 짓던 주민들이 이렇게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와의 면담 신청을 할 계획이다.

LH가 사업 퇴출 대상으로 꼽고 있는 오산시 세교3지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 분양됐거나 시공 중인 세교 1, 2지구와는 달리 3지구 일대 오산시 가장동과 벌음동, 서동 일대는 뜨겁고 습한 여름 바람과 함께 적막감만 감돌았다.

LH의 사업포기 선언 소식이 알려지자 그 동안 사업 추진을 희망해온 인근 공인중개소는 물론 주민들 역시 낭패감에 휩싸였다.

서동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미 매물 거래 실종은 물론이고 인근 중개소 5곳이 최근 폐업했다”며 LH발(發) 악재 후폭풍이 향후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세교3지구의 경우 5천 86㎡ 규모에 토지 소유자만 1천 세대, 세입자도 2천 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일부는 토지 수용으로 인해 대출 이자를 감수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산시 관계자는 “주민 피해가 현실화되자 시의회도 지난 달 22일 사업 정상화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LH본사에 전달했다”며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지구, 안양 냉천 및 새마을 지구 매물 적체 심화

“오랜시간의 재개발 사업지연으로 주민들이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LH의 사업개발면적 축소 움직임은 시민들을 더욱 자포자기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004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선정된 안양 냉천지구와 새마을 지구.

당초 안양 냉천지구는 12만8천㎡에 1천482가구, 새마을 지구는 주변 19만1천㎡에 2천376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업 반대입장을 보인 주민과의 소송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LH는 냉천지구는 400억원, 새마을 지구는 1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며 사업면적 축소 및 토지, 건물을 보상하지 않는 관리처분 방식이 아니면 사업을 포기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인근 시민들은 이미 5년 이상의 오랜 사업지연과 최근 교체된 최대호 안양시장이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팽배해지면서 최근 LH의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파장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시민들과 달리 인근 부동산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 하나없이 단독주택과 빌라 등의 주택가가 밀집한 냉천지구(안양 5동)는 재개발 붐으로 토지면적 가격이 재개발 지구 지정이전보다 ㎡당 200만원이상 호가가 올랐다.

오랜 사업지연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진 반면 매도자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으면서 가격거품이 형성, 매수세가 끊긴지 오래다.

더욱이 최근 벌어진 LH 사태로 매물이 속출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전혀 없어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에는 적막감만이 흐르고 있다.

안양 5동 H부동산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재개발지구선정으로 오른 가격 거품을 내리지 않는 반면 매수자들은 오랜 사업지연과 LH사태의 파장에 영향으로 매매에 나서지 않으면서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인근에 안양대학교가 있어 원룸 및 오피스텔 등의 전세 및 월세 회전률로 먹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냉천지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새마을지구(안양 7동)는 아파트 가격의 낙폭이 커지고 있다.

냉천지구와 달리 대형 아파트들이 위치한 새마을 지구는 LH 사태로 인한 매매가격 낙폭이 커질 수 있다른 분안감이 감돌았다.

양천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효성 화운트 빌 112㎡(34평)은 현재 2억7천만원에 선에 매물로 나왔다. 이는 지난 4월 3억원에 시세가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여만에 3천만원이 떨어진 셈. 또 인근 프라자 아파트 92㎡(28평) 역시 현 시세가 2억3천만원으로 불과 2~3개월만에 2천만원이 하락했다.

더욱이 최근 LH 사태로 인해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지정한 사업인 만큼 언제가는 진행될 사업으로 투자가치가 있다며 매수자들에게 설득하고 있고 있지만 LH 사태 이후에는 이 조차도 힘들게 됐다”며 침체된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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