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이맘 때쯤 마을에 왕래하는 사람도 많고 제법 명절 분위기가 났는데 이제는 다 떠나고.."
19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고문2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 앞에 다가왔지만 어쩌다 만난 마을 주민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지 않았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20가구가 모여 사는 큰 동네였지만 지금은 대부분 떠나고 30여가구만 남았다. 남아 있는 이들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주하도록 돼 있어 이번이 고향에서 보내는 마지막 추석이다.
그나마 올 추석 성묘는 다른 곳으로 가서 해야 한다. 마을에 조성돼 있던 묘 20여기가 이미 이장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근에 한탄강홍수조절댐이 건설되면서 마을 대부분이 수몰지에 포함돼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탄강댐 바로 아래에 이주단지가 조성돼 14가구가 이전하고 나머지 20여가구는 마을 주변에 새로 집을 지어 옮기게 된다.
이번 추석을 맞는 마을 주민들의 심정은 애틋하다.
마을 노인회장 김정수(76)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고향처럼 살아왔는데 떠나야 하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군(軍)을 제대한 뒤 이곳에 터전을 마련해 50여년동안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수몰지내 1만3천㎡에 농사를 지었던 김 할아버지는 매년 손수 수확한 농산물로 차례상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아예 농사를 짓지 못해 안타까움이 더 크다고 심경을 전했다.
마을 새마을지도자 김한식(56)씨는 수몰지에 포함되지 않은 마을 인근에 새로 집을 지어 이날 이사했다.
그는 "수복지역이어서 6.25전쟁 이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와 마을이 만들어져 너도나도 고향으로 삼고 살아온 곳"이라며 "오죽 정이 많이 들었으면 멀리 떠나지 못하고 마을 언저리에 집을 지어 이사했겠냐"고 털어놨다.
마을 홍성옥(50) 이장은 "공사차량이 드나드는 것 외에 거의 사람의 왕래가 없어 동네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눈을 감아도 정든 마을 구석구석이 선했는데, 내년이면 모두 사라지고 사진이나 기억 속에나 남아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탄강댐은 높이 83.8m, 길이 694m, 총 저수량 2억7천t 규모의 국내 최대 홍수조절댐으로 2012년 완공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