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꿈에서도 그리시던 남쪽 고향집 정경을 담았습니다”행사 이틀째인 31일 금강산호텔 객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개별상봉’에서 양측 이산가족들은 60년간 헤어져 살아온 ‘한’을 달래려는 듯 정성껏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북측의 숙부 윤재설(80)씨를 만난 윤상호(50)씨는 정말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사촌동생인 북한의 윤호(46)씨가 아버지의 남쪽 고향집을 상상해 만든 목공예품과 골뱅이 껍데기로 장식한 꽃병을 선물한 것이다.수공예 전문가인 윤호씨는 아버지가 기억을 더듬어 전해주신 경기도 광주의 고향집 정경을 장독대, 돼지우리, 장작더미까지 그대로 살려 목공예품으로 만든 뒤 동요 ‘고향의 봄’ 가사까지 새겨넣었다.
윤호씨는 4년 전 아버지가 ‘흩어진(이산) 가족’ 상봉을 처음 신청할 때부터 이 목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윤상호씨는 “얼굴도 보지 못한 북한의 사촌한테서 이렇게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을 받으니 너무나 감동적이다”면서 “다시 만날 때까지 소중히 간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죽은 줄만 알았던 북측 언니 송완섭(78)씨를 상봉한 송미섭(74)씨는 헤어질 때 여중생이었던 언니를 백발의 할머니로 만든 세월이 원망스러운 듯 구식 태엽시계 5개를 선물로 준비했다.
미섭씨는 “요즘 흔한 전자시계는 2∼3년마다 전지를 갈아야 하지만 태엽시계는 그럴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태엽시계를 구할 수가 없어 특별히 주문제작해 갖고 왔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함께 북쪽의 삼촌 김순록(76)씨를 만나러 온 김광휘(42)씨는 “삼촌께 시계를 선물로 가져왔다고 하니 표정이 환하게 밝아지셨다”며 “그런데 말씀이나 행동을 상당히 조심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순록씨는 자신이 건넨 술을 진열장에 소중히 간직하겠다는 조카의 말에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조부모 제사 때 한잔만 따라 올려 드려라”면서 “빨리 통일이 돼서 만나자”라고 말했다.
1.4후퇴 때 아버지 대신 인민군 부역에 끌려간 북한의 큰 오빠 정기형(78)씨를 재회한 정기옥(62)씨 가족은 선물가방을 5개나 준비했다.
정기옥씨는 “선물을 챙겨넣은 가방이 5개나 돼 (속초 집결장소까지) 남편 승용차에 따로 싣고 왔다”면서 “오빠 집이 함흥이라는데 온전히 들고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 아들의 신장을 이식받고도 아직 당뇨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순자(69)씨는 북측 오빠 김석동(78)씨에게 주려고 오리털 점퍼와 바지 세트를 가져왔다.
김순자씨의 아들 박일서(40)씨는 “북한의 외삼촌을 만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어머니께서는 제가 사뒀던 오리털 점퍼와 바지부터 챙기셨다”면서 “어머니께 사드린 밍크코트도 외삼촌 가족한테 주려고 가져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