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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사명감’ 넋 잃은 수의사들

구제역 백신접종 등 생업 팽개치고 방역작업
정신·육체적 피로감에 부상입는 사례도 속출
‘자원봉사’ 해석 처우대책 등 소홀 상실감 토로

“물질적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사명감으로 한다지만 최소한의 대책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구제역 등으로 도내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백신접종으로 구제역 차단에 앞장섰던 수의사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2일 화성 A동물병원에서 만난 B(51) 원장은 백신접종 업무로 피로에 찌든 듯한 모습이었다.

B원장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공무원, 축협직원과 3인 1조가 돼 인근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에 나섰다.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선 하루빨리 백신접종을 마쳐야 했다. 각 조당 배당된 목표는 3~4천두.

그러나 살갗을 에이는 추위와 수의사들을 경계하는 가축들로 인해 백신접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과도한 긴장과 백신접종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부담은 결국 하루만에 위경련을 불러왔고, 모든 업무를 마쳤을 때는 온몸에 멍 자국 뿐이었다.

이 처럼 생계까지 팽개치며 구제역 확산 방지에 나섰지만 B원장에게 돌아오는 것은 침대신세 뿐이었다.

백신접종 당시 식대와 교통비, 치료비 등은 모두 자비로 해결했다.

보험조차 가입 안돼 병원신세를 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일부 수의사의 경우 백신접종 당시 소에 부딪혀 코뼈가 내려 앉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기 때문.

백신접종에 소요된 1주일은 차치하고 구제역으로 제대로 된 진료를 하지 못한 것이 벌써 한 달을 넘어섰다.

지난달 파주지역 구제역 발생시부터 농가방문 자체가 쉽지 않았다.

역학조사 결과 농가방문 경로에 따라 살처분이 이뤄질 경우 자칫 수의사가 가축들의 살생부를 작성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백신접종이 지자체에 동원된 것이다 아니다라는 해석도 분분, 사후 처우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형편이다.

화성시의 경우 수의사별 백신접종 두수에 따라 보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용인시는 동원이 아닌 자원봉사 성격으로 판단, 별도의 보상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도 역시 이번 백신접종에 투입된 수의사의 경우 동원이 아닌 자원봉사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B원장은 “축산업이 살아야 우리가 사는 만큼 물질적 댓가를 떠나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백신접종에 임해왔다”라며 “그러나 최소한의 대책도 없이 업무는 공무로 처리하며 처우는 나몰라라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도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 기간 백신접종에 나선 인원은 총 5천480명이며 이 중 동원된 자영업 수의사는 200여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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