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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잠의 나이테

작은 아이가 자다 빠져 나온 잠자리

거푸집처럼 부푼 이불이

애벌레의 동공으로 고개를 쳐든다

간 밤 아이가 만들어 놓은

웅크린 흔적들

뻣뻣하게 굳은 석고붕대 같은

고치의 무게만큼이나 그 속에서 떨었을,

아이의 잠이 실타래를 펼치며

올올이 흩날린다

오래지 않아 산다는 게

거추장스러운 옷 한 겹을 벗어던지는 것처럼

밤낮으로 잠의 나이테를 갈아입는 거라고

아이는 잠에서 깨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게도 휴화산같은 잠들이

우물 속에서 인 파문으로 너울너울

보드라운 잠자리를 하나 짓는다

잠이 잠을 자면서 나이를 먹는다.



 

시인소개: 평택 출생. 단국대학교 국문학과,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투명인간>, <잠의 나이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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