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시의회 5층 회의실에서 성남문화재단 대표 이사 내정자 정은숙(65·여) 세종대 교수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시작했다.
지방의회에서는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성남시의회가 ‘의견청취 절차’라고 설명했지만, 국회의 검증절차인 인사청문회와 방식은 같았다.
정 교수는 성남시가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내정해 성남시의회의 임명동의를 구했으나 지난해 11월 임시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청탁이 의심된다”며 부결시켜 시가 지난 1월 공모절차를 거쳐 다시 선출한 인물.
민주당 의원 4명이 성남문화재단 운영에 대한 정 내정자의 비전과 정책 등에 대해 주로 질의를 했다면, 한나라당 의원 3명은 정 내정자의 성향과 채용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민주당 김해숙 의원이 “공연장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이 있나”라고 묻자 정 내정자는 “기업 등과 공동제작으로 작품 제작비를 줄이고, 공모지원사업 유치를 많이 해 외부재원을 확보하겠다. 성남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 언제나 손쉽게 공연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 김선임 의원이 “문화재단에서 직원 특채 논란이 있었다. 직원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국립오페라단에서 공개채용을 통해 직원채용의 투명성을 인정받았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문익환 목사의 큰 며느리이자 영화배우 문성근 씨의 형수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인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지낸 점을 들며 성향을 문제 삼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순례 의원이 “내정자가 좌파 또는 진보예술계의 상징이고 노무현 정부때 잘 나가다 MB정부때 쫓겨나고 나서 지방권력이 바뀌자 다시 복귀했다”는 모 주간지 기사를 인용하자 정 내정자는 “교수와 예술가 정은숙이었다가 그 가문에 시집가고 나서 언제나 문 목사 집안의 이름으로 나와서 20년 이상 굉장한 피해를 봤다. 정치적인 것과 관련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같은 당 박영일 의원이 “청탁인사와 낙하산 인사로 비쳐서 지난번 임시회때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이번 공채채용방식도 낙점 후 공개채용 형식을 빌려 결정해 부조리하다는 평이 있다”고 하자 정 내정자는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과 정 내정자의 질의응답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한성심 위원장이 나서 중재하기도 했다.
정 내정자에 이어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로 내정된 장 건(59) ‘성남 만남의 집’ 이사장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