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대지진 여파 도내 중기도 ‘흔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화학, 철강, 플라스틱 제품 등 주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도내 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소와 돼지의 가죽을 가공하는 영세 제조업체들은 구제역에 이어 일본 지진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급망이 사실상 끊겨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대일 수출규모는 45억9천700만달러에 그쳤지만 수입규모는 약 4배에 달하는 179억1천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입 품목은 반도체제조용장비(24억1천500만달러), 반도체(16억6천600만달러), 플라스틱 제품(14억8천만달러), 정밀화학(13억7천800만달러), 철강(12억6천700만달러) 등이다.
이 중 플라스틱, 정밀화학, 철강 등은 도내 중소기업들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관련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안산 소재 A사 이모(52) 대표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철강값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수입업자들이 재고 확보를 위한 공급축소 움직임을 보여 원료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플라스틱, 비닐 등을 제조하는 B사 임모(45) 대표는 “이번 일본 지진으로 화학원료 등을 공급하는 국내 대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선 대기업의 원료 공급 횡포가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소와 돼지 원피를 가공하는 동두천 소재 약 21개 영세 제조업체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패닉(?)상태에 빠졌다.
구제역 파장으로 국내 원피 수급이 어렵게 되자 일본 수입업자에게 웃돈까지 주며 원피를 간간이 공급 받아왔지만 이번 사태로 이조차도 끊겼다.
이기주 동두천 피혁공업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적은 물량이지만 일본 센다이, 아오모리 등지에서 원피를 공급받아 왔는데 이 지역이 지진 피해를 입어 수입업자와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며 “구제역과 이번 사태로 심각한 경영난이 가중돼 조합원 중 최소 3~4개 업체가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