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담한 현실이네요.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져 큰 일입니다.”
최근 인천의 한 우체국에서 상시위탁(계약직) 집배원으로 근무하던 K(33) 씨가 평소 절친했던 동료직원 Y(43) 씨에게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인지역내 우체국 직원들이 충격과 함께 국민들이 집배원에 대한 불안의식을 갖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익명을 요구한 한 동료 집배원은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이번 일로 묵묵히 일하는 동료 집배원들이 상처받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5년째 집배원으로 근무하는 한 직원도 “애초 실족사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는데, 동료의 채무 관계에 의한 살인사건이라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더 충격적이다”며 “이번 사건으로 집배원의 처우 개선에 대한 여론 형성이 높았던 만큼 그 충격도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체국 내부는 충격에 휩싸인 상태”이며 “우체국 직원들은 최대한 이 일을 입밖에 내지 않으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지난 2일 K 씨가 우편물을 배달하다 아파트 계단에서 미끌어져 숨진 채로 발견된 직후 집배원의 과중한 업무와 일상이 알져지면서 시민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격려와 응원을 받던 중, 동료에 의한 타살로 밝혔지면서 일선 집배원들에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일부 집배원들은 국민들이 편견을 갖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군포지역에 근무하는 한 집배원은 “타살로 드러나기 전(지난 4~11일)까지 우편배달을 위해 방문하는 곳마다 시민분들이 ‘수고한다’. ‘고맙다’라는 응원의 말을 많이 들었지만 동료 집배원에 의해 살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배원을 멀리하려는 시민들까지 나오고 있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이런 가운데 우정사업본부이 지난 6일 실족사건과 관련, 집배원의 처우개선은 물론 전폭적인 성과급 지급에 나서면서 우체국 내 집배원과 내근 직원들 간의 갈등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수원의 한 우체국에서 금융업무를 보는 한 직원은 “동료인 집배원들이 항상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건 알지만, 항상 성과급이나 칭찬은 대부분 집배원의 몫이다”며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지만 항상 소외감이 듣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한편 인천 남동경찰서는 이날 동료 집배원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Y 씨를 구속했다. 인천지법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윤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