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乙 판세 ‘점입가경’

4·27 재보궐선거 성남 분당을 선거의 마지막 분수령인 주말을 맞아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마지막 선거전략 점검에 들어갔다.

접전에 접전을 거듭하고 있는 분당을 선거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상황에 정치 전문가들조차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판세가 안갯속이다.

■전략 선회… 요동치는 ‘분당을’

4.27 분당을 보궐선거에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가 후보로 나서면서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꼽히던 분당을 지역이 여야 접전 지역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우려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가 손 후보와 함께 ‘인물론’을 고수하며 인물론 vs 인물론의 대결이 시작됐다. 결국 인물론에서는 제1야당의 현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손 후보가 전 여당 대표인 강 후보를 가볍게 누르며 판세를 잡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가 강 후보를 앞서기 시작하면서 한나라당은 긴급히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결국 강 후보가 고집을 꺾고 중앙당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당대당 전략으로 선회하며 손 후보의 인물론을 공격하고 나섰다.

‘조용한 선거’를 강조하며 대응을 안하겠다고 누차 밝혔던 손 후보 측이었지만 한나라당의 이어지는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강 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중앙당의 개입을 개시했다.

민주당에서는 손 후보의 인물론밖에 내세울 수 없기에 인물론을 고수할 수 밖에 없지만 한나라당의 당대당 전략에는 당대당으로 맞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선거 막판에서 당대당 vs 당대당 전략이 맞붙으면서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더욱 혼탁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거 지원, 누가누가 분당오나

한나라당은 중앙당의 당력을 총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주부터 안상수 대표가 분당에 상주하고 있는 가운데 친이·친박을 아우르는 인사들이 대거 분당에 투입될 전망이다.

특히 홍준표 의원을 비롯 나경원·홍정욱 의원 등 한나라당의 스타급 의원들이 동원되며 텃밭 지키기에 나설 예정이다. 고정 지지층인 보수층이 점차 결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투입은 한나라당의 판세 뒤집기에 한 몫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맞서 나홀로 선거 전략을 펴던 민주당도 스타급 정치인의 지원 유세에 가세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최고 스타인 손 후보를 아우르는 스타급 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25일과 26일 중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의 지원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야당 후보이긴 하지만 도지사의 이미지로 인해 보수적인 분당지역에서 야당에 대한 별다른 거부감 없이 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손 후보에게 유 대표가 가세하면 야당의 이미지가 더해져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까지는 유 대표의 지원 유세가 손 후보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보수층의 결집에 맞서 진보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유 대표 만한 인물이 없다는 분석이다.

■ 양당 막판 판세분석

한나라당은 24일 마지막 자체 여론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마지막 판세를 점검해 남은 이틀의 선거전략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서서히 보수층의 결집이 진행되고 있어 여론조사에서 5%내로 손 후보를 추격한다면 선거당일에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손 후보가 등장과 함께 급격한 상승을 보이며 강 후보를 추격한 후 지금껏 평행선을 긋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손 후보의 인물론에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막판 총력전을 통해 손 후보의 인물론을 집중 공격한다면 민주당에 대응 카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손 후보가 10% 이상 격차를 벌이며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보수층의 결집은 위험 요소이긴 하지만 투표율이 40%를 넘어선다면 손 후보의 승리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또 손 후보의 인물론을 흠집내기 위해서는 대응할 만한 인물이 나와야 하는데 손 후보를 공격할만한 한나라당의 대응 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당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이틀간 두 후보가 어떤 비장의 카드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