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있는 이천오층석탑이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부 파손된 사실이 알려지자 이천시가 일본 측에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19일 이천시에 따르면 조병돈 이천시장이 지난 17일 일본 도쿄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을 방문해 “지난 1918년 이천 향교에서 반출된 석탑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일본 방문에서 “도쿄 오쿠라슈코칸에 있는 석탑을 직접 확인한 결과 4, 5층 탑신과 옥개석이 25㎝ 정도 균열된 상태였다”며 “수리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석탑을 돌려주길 바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시장은 “반환 요구에 오쿠라슈코칸 측은 일본 문화재청, 박물관협회 등의 부정적인 입장으로 당장 반환은 어렵다고 답했다”며 “석탑 반환에 상응하는 명분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함께 일본을 방문한 한병일 한국문화보존연구원장도 “오쿠라슈코칸 측은 지진이 난 지 3개월 이상 지났지만, 가림막을 쳐놓은 것 말고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듯 했다”며 “공동 조사를 요구했지만, 오쿠라 측은 이마저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조 시장 등은 지난 17일 오전 도쿄 오쿠라슈코칸 이사장을 만나 석탑 반환과 파손 상태 공동 조사 등을 요구했으며, 같은 날 오후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조명호 이천 문화원장, 박창희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 실무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조 시장의 오층석탑 반환 협상 관련 일본 방문은 지난해 7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0월 2차 협상에서 오쿠라 재단은 오층석탑을 돌려줄 수 없다는 종전 입장에서 선회해 양국 정부 간 협의와 일본 정부의 허용을 전제로 돌려줄 수 있다는 의견을 처음 밝힌바 있다.
한편 이천오층석탑은 지난 1918년 이천 향교에서 일본으로 반출됐고, 평양 율리사 터에서 반출된 고려시대의 팔각오층석탑과 함께 오쿠라슈코칸 뒤뜰에 서 있다.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부 파손된 사실이 5월 말 한국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