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엇이 문제인가= 그럼 왜 문제가 되는 걸까. 그 해답은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른 바 ‘공원녹지법’으로 불리는 제15조(도시공원의 세분 및 규모)에 잘 규정돼 있다.
크게 ▲도시생활권의 기반공원 성격으로 설치·관리되는 공원인 생활권공원 :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 ▲생활권공원 외에 다양한 목적으로 설치되는 주제공원 : 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그밖에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의 조례가 정하는 공원의 3개 유형으로 나뉜다.
광교신도시엔 수변공원과 역사공원, 근린공원이 각각 들어선다.
먼저 역사공원을 들여다보자. 도와 경기도시공사, 수원시는 광교역사공원 조성부지로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경기도기념물 제53호의 심온선생묘역과 새로 이전복원된 혜령군묘역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수원시는 지난 5월 ‘인문학 중심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접한 수원박물관과 연계해 심온선생묘역과 600여년 된 조선시대 3대 태종의 아홉번째 왕자이자 세종의 이복동생으로 전주이씨 혜령군파 시조인 혜령군묘역, 새로 건립할 광교박물관을 묶어 광교역사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혜령군묘역을 지난해말 14억여원을 들여 이전복원하면서 새로 3개동의 사당을 신축했다. 광교신도시 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선 사업부지내 분묘유적을 이전해야 한데다, 문중측의 사당 건립요청이 완강했기 때문이다.
공원녹지법상 역사공원은 ‘도시의 역사적 장소나 시설물, 유적·유물 등을 활용 도시민의 휴식·교육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공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분묘유적은 그렇다 쳐도 ‘신축된 사당’은 ‘도시민의 휴식·교육 목적’에 적합한지 의문시되는 대목이다. 굳이 견강부회 한다면 ‘시설물’쯤에 해당된다.
■ 광교신도시 근린공원내 분묘유적은= 광교신도시내 근린공원 조성에도 동일한 분묘유적들이 포함돼 있다.
수원시 향토유적 제6호로 지난 1990년 지정된 대사헌 정유선생묘역은 수원시 영통구 하동 405번지 묘역 아래 사당이 건립되면서 광교신도시 6구역의 제6근린공원으로 조성된다.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를 연결해 광교신도시의 명물이 될 호수공원에 자리잡고 있다. 휴식·모임의 장소였던 옛 제방의 기억을 가져와 도시의 일상과 축제를 수용하는 도시제방으로 조성되는 ‘어반 레비(Urban Levee)’와 저수지 속 작은 저수지를 재현한 ‘둠벙’이 조화를 이룬 6개의 테마로 조성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분묘 이전을 하지 않았지만, 1604년 제작된 지정문화재급 교서인 호성공신 정희번 교서와 명필 한석봉이 쓴 묘비·석물 등 싯가 2억원 상당의 온양정씨 유물 59점이 수원시에 기증됐다. 현재 수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500여년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거주하며 집성촌을 이뤄오다 광교신도시 개발사업부지에 편입된 뒤, 지난 2008년 문중 소장의 유물 99점을 수원시에 기증한 수원시 향토유적 제23호인 안동김씨 참의공파 세장묘역은 광교신도시 8구역인 제3근린공원에 조성될 계획이었으나 인접한 입주민들의 민원제기가 잇따르면서 이장키로 결정됐다.
■ 근린공원내 분묘유적의 입지여부 관련 규정= 공원녹지법상 근린공원은 ‘근린거주자 또는 근린생활권으로 구성된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공원’으로 규정돼 있다.
사실상 도시공원내 사당 신축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없거니와, 100억원이 넘는 토지보상금을 받은 터라 기존의 위치에 그대로 보존할 명문조차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는게 이 때문이다.
특히 공원녹지법 시행규칙의 제3조(공원시설의 종류)에 의거한 ‘별표1’을 보면, 좀더 분명하게 성격 규정이 돼 있다.
우선 ‘교양시설’은 “고분·성터·고옥 그 밖의 유적 등을 복원한 것으로써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시설”을 지칭하고 있다.
과연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해도 새로 건립한 사당을 복원된 문화유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다.
‘그밖의 시설’ 종류로는 “납골시설·장례식장·화장장 및 묘지”로 명시돼 있다. 이른바 ‘혐오시설’을 지칭한다.
‘그 밖의 시설’에 묘지가 포함돼 있어 근린공원내 시설물로 분묘유적의 입지가 가능할까.
그럴 수도 없다. 이미 향토유적으로 지정해 관리해온 터라, 반대로 해석하면 이른바 ‘혐오시설’을 향토유적으로 지정·관리해왔다는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억지춘향식으로 꿸 수 없는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주민입주 완료 후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소지가 많아 선제적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