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차는 멋들어진 잔을 찾아 마시며 막걸리는 왜 아무 잔에나 먹을까?”
이천 도자 작가 100인이 이런 질문에 “막걸리는 이 잔으로 먹어야 제 맛이 난다”며 자신만의 철학으로 제안하는 막걸리 잔을24일 이천 설봉공원에서 개막하는 제25회 이천도자기축제 전시 프로그램 ‘도자막걸리 100인 쇼룸’에서 공개한다.
막걸리 잔 쇼룸에는 이천 지역 110여개 업체가 출품을 신청했다. 개막일까지 100여개 업체가 500여종의 막걸리 잔을 선뵐 것으로보인다.
쇼룸을 찾으면 도자 작가의 해석에 따라 막걸리 잔의 형태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질박하게 우그러뜨린 것, 동그란 것, 네모난 것, 길쭉한 것, 넓적한 것, 와인 잔처럼 발을 단 것 등 다양한 형태가 전시된다.
손에 쏙 들어가는 백자에 앙증맞게 매화를 그려 넣은 잔을 보면 막걸리를 당장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막걸리 잔뿐 아니라 막걸리를 담을 병, 빈대떡을 지져내 담을 그릇도 함께 볼 수 있다.
막걸리는 ‘논에서 일하던 농부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밥이다’고 주장한 투박한 막사발이 있는가 하면 ‘정원에서 부부가 사랑을 나눌 때 마시면 좋다’며 우아한 찻잔 형태의 잔도 전시된다. 고구려시대 솥모양의 토기를 현대화한 잔도 등장한다.
노란 양은 주전자에 따라 먹던 막걸리를 조금 여유를 부려 담아 먹을 수 있는 백자병과 청자병도 볼 수 있다. 옆구리에 차고 다니면 보기 좋을듯한 분청 호리병도 눈길을 끈다.
막걸리에는 김치나 깍두기가 빠질 수는 없어 막걸리 잔에 어울리는 그릇도 함께 선보인다. 쇼룸에서는 이천시가 막걸리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출시한 이천쌀막걸리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번 전시는 막걸리 열풍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막걸리 잔과 병, 안주, 예법, 관련 이야기 등 주변 콘텐츠 개발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천시 문화관광과 도예팀 손상희씨는 “질박하면서도 현대미와 세련미를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이천 도자기의 매력”이라며 “막걸리 잔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이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