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와 박원순 변호사(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21일 보수, 진보 각 진영의 무소속 ‘시민후보’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두 사람의 출마로 기존의 전통적인 여야 간 양자대결 구도가 ‘여·야·무소속’ 간 다자대결 구도로 흐르면서 선거 판세가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이 변호사와 박 변호사 모두 본선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결국 여야 양자대결 구도를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지만 이들의 ‘무소속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목된다.
이 변호사는 오전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의 시장후보 추대식에서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서울을 살리고 새 시대를 열겠다”면서 “수도이전에 찬성 내지 주도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맞서서 서울을 살리기 위해 돌아왔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변호사는 오전 서울 효창동 백범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10년은 사람을 위해 도시를 변화시키는 10년이 돼야 한다”면서 “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이 바로 서 있고 소박하고 검소해도 안전한 도시로서의 서울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 영입에 각각 공을 들여 온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무소속 출마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한나라당은 내달 4일 당의 후보를 선출한 뒤 본선 과정에서 이 변호사와 연대 또는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당내 지명도 1위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후보 가능성이 유력한 상태로, 경우에 따라 무경선 단독추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천정배 최고위원과 박영선 정책위의장, 추미애 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 4명을 대상으로 경선을 진행 중이며, 오는 25일 후보를 확정한 뒤 박 변호사와 야당 후보들이 참가하는 통합후보 경선을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