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가 특색있는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해온 작곡가 홍난파 꽃동산 조성사업이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화성시가 홍난파 꽃동산 조성사업을 미온적으로 추진하는데다 홍난파 유품을 기증받아 보관중인 단국대도 음대 홍난파 관에 전시중인 유품을 반환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화성시와 홍난파유족회에 따르면 181억5천만원을 들여 활초동 283의1 일원 4만5천270㎡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자료관과 야외음악당, 공원 등을 갖춘 홍난파 꽃동산 조성사업을 오는 2013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 1989년 도·시비 6천500만원을 들여 활초동에 9평 규모의 홍난파 생가 복원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꽃동산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해 왔다.
시는 지난 2009년 65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도시계획시설결정 및 실시계획인가 용역을 발주해 진행 중이며, 토지 매입까지 끝낸 상태다.
그러나 정작 홍난파 꽃동산 자료관에 전시될 홍난파 선생의 유품을 둘러싸고 유족회와 화성시, 대학 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홍난파 유품을 보관중인 대학측이 유품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시가 사업 추진에 미온적이고 유품 확보가 어려울 경우 ‘짝퉁’이랄 수 있는 복제품 전시를 검토하고 있어 실효성없는 예산낭비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홍난파유족회 측은 “단국대 음대 측에 유품 수집문제를 논의했다가 실체도 없는 유족회에 돌려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료관을 만들어도 껍데기만 있는 자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족회 측은 시가 유품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손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홍난파 유품 기증과 관련 지난 2009년 단 한차례만 대학 측과 접촉했을 뿐 지금까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유품 문제로 대학 측과 접촉했을 때 확답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적절한 시기에 대학 측에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대학 측에서 소장품을 내놓지 않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안으로 복제품을 전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한 의원은 “181억 이라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 홍난파 선생의 진짜 유품이 아닌 복제품으로 채워지는 자료관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며 “시와 시의회가 합심해서 유품 수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단국대 관계자는 “서울 한남동 캠퍼스 당시 홍난파 유물을 기증받아 기념관을 운영하다 대학의 죽전 이전과 동시에 박물관 증축사업으로 현재 학교에서 보관중”이라며 “화성시가 2~3년 전에 한차례 공문을 보내와 유물을 기증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대학도 별도로 난파기념관을 운영계획이 있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작곡가 홍난파(1898~1941)는 1937년 조선총독부가 주도해 결성한 사회교화단체에 가입하고 ‘태평양행진곡’ 등 가요를 작곡, 1939년부터 경성방송국 관현악단을 맡아 일본 천황에 충성을 노래한 곡들을 지휘하는 등 친일행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