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성남 분당을)의 행보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엇갈려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에 대한 선거 지원의사를 밝히면서 한자리수 지지율 격차를 극복, 판세 뒤집기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되는 반면 민주당 손 대표는 야권 통합경선에서 패배, 당 후보를 내지 못한 ‘불임정당’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혀 앞으로의 대권 행보에도 파장이 불가피해졌다.
손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열린 야권 통합경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어제 경선결과 축복 속에 박원순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하루 사이 당 내·외부에서 터져 나온 대형 악재에 민주당의 진로는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손 대표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10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해 대표에 취임한 이후 1년 만으로 사퇴가 최종 확정되면 당헌에 따라 지난 전당대회의 차순위 득표자인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한다.
이에 반해 박 전 대표는 지난 3일 김정권 사무총장이 전화를 걸어 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자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당 관계자들이 4일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대표로 취임한 직후 실시된 2004년 4.15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100석 이상(121석)을 차지한데 이어, 2004년~2006년 재·보선에서 ‘40대 0’의 신화를 만들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2년3개월 간의 야당 대표 재임시절 여당 대표가 선거패배 등 책임을 지고 9번 바뀐 것으로 유명하다.
김 사무총장은 조만간 확정할 ‘복지당론’이 박 전 대표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지원 방식이나 시기는 6일 결정되는 복지당론에 이어 ‘나경원 후보 선거대책위 출범식’에 참석할 가능성과 함께 13일의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