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땐데… 구시대적 업무보고를 한단 말입니까?”
경기도 소속 공무원 A씨는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2주전 부터 뜬금없는 주간업무계획 자료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탓이다.
A씨는 “그렇지 않아도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수 년전 ‘비효율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폐지한 이 보고체계가 부활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도가 민선3기 손학규 전 지사의 재임 당시 폐지했던 주간업무계획 보고체계를 5년여만에 부활하면서 시대를 역행하는 행정이라는 논란과 함께 난데없는 ‘보고시스템’ 논란에 휩싸였다.
도는 지난달 말부터 김성렬 행정1부지사의 지시에 따라 각 실·국에 매주 주간업무계획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주간업무계획은 주중 업무성과나 추진일정, 다음주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주무부서에 제출하면 이를 취합해 해당 실·국장을 거쳐 행정1부지사에게 별도로 보고된다.
이같은 보고체계는 민선3기 손학규 전 지사 시절에 ‘비효율적 행정’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폐지된 뒤 현안 중심의 보고체계로 바뀌었다.
하지만 도는 민선3기 때 폐지한 이같은 보고체계를 지난달 말부터 또다시 부활시켰다.
이 때문에 공직 내부는 서류 중심의 공직문화를 타파하고, 행정에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폐지한 보고체계를 부활하면서 적지 않은 잡음을 낳고 있다.
매주 열리는 김문수 지사 주재의 실·국장회의 자료 제출, 부지사 주재의 실·국장 티타임회의 자료 제출, 도지사 업무보고 등 각종 서면보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간업무계획까지 제출을 요구하면서 또다시 ‘서류 중심 행정’의 ‘거꾸로 가는 도정’이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무원 B씨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폐지한 제도를 다시 부활한 것은 오히려 공무원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말했고, C씨는 “서류 중심의 공직사회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현안 중심으로 가되 주간업무계획을 통해 행정 이면의 장·단점 등을 보완하는 등 보다 행정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