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내려가자 수원지역 노숙인과 비행청소년의 24시간 화장실을 찾아 잠자리를 해결 야간엔 탈선장소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일반 화장실보다 넓을뿐더러 대부분 동파방지를 위한 난방시설도 갖춰져 있어 노숙인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22일 밤 수원 팔달구 우만동 월드컵경기장 공원 장애인화장실은 이불을 싸들고와 잠을 자는 노숙자 때문에 밤새도록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장애인 화장실은 내부에서 이용버튼을 누르면 밖에서 아무리 열림 버튼을 눌러도 열리지 않는 구조를 노숙자가 악용해 아예 이불을 싸들고 온 것이다.
일부 화장실을 청소년들의 차지해 담배를 피우는 등의 탈선현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22일 자정 쯤 월드컵경기장 화장실을 방문했을 때도 10대 청소년 7명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담배를 피우고 큰소리로 떠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 교교생들로 보이는 학생들인 이들은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추워져 화장실 난방기구를 이용하기 위해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24시간 개방 화장실이 노숙인과 비행청소년들의 온상이 되면서 화장실의 기물이 파손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팔달구 매향동에 위치한 연무대 화장실은 손잡이가 파손되거나 물이 새는 등 크고 작은 손상이 있어 10칸 중 온전한 곳이 세 칸밖에 없는 상태였다.
연무대 화장실을 관리하는 수원화성운영재단 관계자는 “기물파손 대부분이 야간에 취객이나 인근 비행청소년들의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화장실을 24시간 개방하고 나서부터 관리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단속할 인근 지구대와 파출소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경찰관계자는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야간 사용자가 극히 드물어 불이 꺼져있으면 이용자가 없는 것으로 보일 때가 많다”며 “앞으로 해당지역 야간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화장실 관리소들은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관계자는 “관리인이 없는 시간대에 일어나는 일들이 통제가 안되다보니 야간에는 폐쇄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라며 “하지만 24시간 화장실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장실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공공화장실 공사엔 예산투자를 많이 하지만, CCTV가 돈과 인력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지자체들이 설치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야간 화장실 범죄를 줄이기 위해선 유지관리를 위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