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등 야권이 승리하면서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열린 이번 10·26 재보선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거 막판에 나서는 등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졌다.
여야간 총력전을 펼친 만큼 이번 선거 결과 또한 향후 정국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대세론’이 타격을 입게 됐다.
박 전 대표는 당의 요청으로 재보선 지원 결정을 내리면서 서울시장 나경원 후보 지원을 위해 지난 16일 가운데 절반인 8일을 서울에 집중 지원했음에도 결과는 패배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선거의 여왕’이자 범보수 진영의 단결을 이끌어 내는 ‘보수의 아이콘’인 박 전 대표의 위력이 나 후보 당선까지는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한나라당 시스템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홍준표 대표 체제의 책임론은 물론 ‘백가쟁명식’ 대안 모색으로 당내 혼란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홍 대표 등 당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에서부터 조기 전대론 등 한나라당 내분이 격화될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의원 등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전면에 나서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과없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을 넘어사는 보수신당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분위기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일부 보수진영 외곽 인사들을 중심으로 재보선 이후 정치질서 재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반해 야권에서는 반 한나라당 전선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다시 확인한 만큼 야권 통합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기존에 진행되온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 통합의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시민사회 세력이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정치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선거는 역대 재보선 중 두번째로 높은 4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64.3%의 투표율을 보인 2007년 12·19 재보선의 경우 제17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고 투표율을 보인 셈이다.
서울시장과 전국 11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뽑는 이날 선거에는 총 선거인 1천2만325명 중 459만6천504명이 참여해 투표권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