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와 ‘무상급식 담판’을 짓겠다던 도의회 민주당이 결국 도와의 이견차만 확인하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고영인 대표의원(안산)을 비롯한 민주당 대표단들은 27일 김문수 지사와 면담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에 ‘학교무상급식’ 항목 신설을 요구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시작된 면담 자리에서 양측은 10.26 재보궐선거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고 대표의원이 “전날 선거를 어떻게 봤느냐”고 묻자 김 지사는 “한나라당은 이번에 기초단체장에서만 8곳에서 승리했는데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도 내지 못하고…”라고 답했고 이에 고 대표가 “선거는 숫자로 판단할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무상급식에 반대한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받아쳤다.
곧바로 고 대표의 단도직입적인 제안으로 토론에 불을 붙였다.
고 대표는 “도에서는 4천500억원 수준으로 내년도 가용재원이 줄었다고 하지만 상당히 엄살을 피우는 것 같다”며 “내년 초등학교와 중학교 2~3학년 무상급식비의 30%인 1천300억여원을 도에서 지원하기를 희망하지만 무상급식 항목이 신설된다면 액수는 탄력 있게 조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학교급식은 교육청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며 “올해부터 교육청 가용재원이 도보다 많아 거꾸로 도움을 받을 지경이다. 내년 복지예산을 놓고 순위를 매겨봐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고 대표가 “지원 금액과 상관없이 무상급식 시행 의지만 밝혀달라”고 제차 요구했지만 김 지사는 “돈만 있으면 30%가 아니라 100%로 지원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확답을 피했다.
결국 양측 모두 이견차만 재확인함에 따라 내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또 한차례 충돌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