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어린이집 만5세아에 대한 차액보육료 지원을 두고 경기도의회 여·야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도와 도의회 한나라당이 내년 어린이집 만5세아에 대한 차액보육료 지원을 합의한데 대해 민주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예산 심의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한나라당(대표의원 정재영)은 내년부터 도내 어린이집 만5세아에게 차액보육료 53억원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김문수 지사와 합의 했다고 6일 밝혔다.
한나라당 신현석(파주)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도 관계자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주장해 논의한 결과”라며 “지난 3일 정재영 대표와 김문수 지사의 당정협의에서 이같은 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내 유치원 만5세 아이들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집 아이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기 위하여 차액보육료를 지원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5세 어린이 1명당 2만원의 차액보육료가 지원되며 총 2만3천여명의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
내년부터 정부의 지원으로 만5세 어린이집 아이들에 대한 차액보육료가 줄어들게 되면 실질적으로 유치원 아이들처럼 급식을 무상으로 지원받게 된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의 시선이 곱지않다.
차액보육료 지원에 대해서는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그동안 민주당이 추진해온 정책을 한나라당이 가로챘다는 것이다.
고영인(민·안산) 대표의원은 “차액보육료 지원과 관련해서는 무상급식과 함께 민주당이 추진해오던 정책”이라며 “성과를 내고 싶다는 조급증으로 남의 성과를 가로채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전문가 회의와 당과 협의해 예산 편성 규모를 논의할 것”이라며 “만약 원하는 만큼 편성이 되지 않을 경우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증액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역시 한나라당의 갑작스러운 발표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유임(민·고양) 위원장은 “오는 8일 전문가조정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조정회의 결과를 토대로 집행부와 여야가 합의하기로 약속된 상황”이라며 “특히 민주당은 어린이집도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1인당 4만원이 지원돼야 하기 때문에 차액보육료를 지원할 경우 129억원이 편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이와 관련 “도의회가 여·야간 협의를 통해 요청할 경우 도의회의 의사를 존중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 집행부의 최종 예산편성 기한은 오는 11일까지로 여가평위는 오는 8일 전문가조정회의를 거쳐 차액보육료 관련 국가정책과 예산부서 의견, 유치원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차액보육료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