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대참사를 빚었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하부 공간에 1년전 화재 잔해물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시가 잔해물 제거는 고사하고 오히려 인근의 공사폐기물까지 투기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일 부천시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이하 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하부공간는 방음벽 잔재로 보이는 불에 탄 플라스틱조각과 그을린 철재 구조물이 쓰레기와 뒤엉킨채 1년이 넘게 방치된 상태다.
여기에 시가 인근에 체육공원을 조성하면서 발생한 공사장 폐기물을 무단 투기해 약 3천500㎡가 넘는 공간이 현재 대형쓰레기하치장으로 전락한 상태다.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주민 송모(56·여)씨는 “하루이틀도 아니고 수개월간 고스란히 방치되는 쓰레기를 보면서 시가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화재 폐기물을 치우기는 커녕 체육공원 조성으로 발생한 폐기물까지 보탠다는게 과연 시민을 위한 행정이냐”고 말했다.
인근 상가의 이모(34)씨도 “부천의 관문으로 대규모 상가들이 지역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으는 곳 바로 앞에 버젓이 방치하는 시장과 공무원들은 부천아닌 다른 곳의 공직자냐”면서 “불탄 재에서 다이옥신이 나오기도 한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부공간의 관리를 맡은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시와 협의해서 지난 10월 도로공사에서 처리할 폐기물은 이미 말끔히 치웠으며, 지금 남은 폐기물은 부천시가 치울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바뀌면서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확인하는대로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화재 잔해물이 방치된 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공간은 2010년 12월 13일 주차되어 있던 유조차의 기름펌프에서 생긴 실화로 차량 39대와 컨테이너박스 4개동 등 약 13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