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정신건강의 핵심 문제다. 우리는 주변에서 스트레스란 말을 자주듣고 또 자주하기도 한다. 이처럼 스트레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이다. 또 스트레스를 없애고 싶다든지,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도많다.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고 더 나아가 자신을 위해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가 무엇인 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학문적으로 처녀 사용한 곳은 물리학, 공학 분야다. 미국의 생리학자 캐논이 스트레스 개념을 개략적으로 의학계에 처음 소개했다고 알려져 있고 물리학적인 개념의 스트레스 용어를 의학에 처음 적용시킨 이는 캐나다의 내분비 학자 셀리라고 보고 있다.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하면 역설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끌었다. 본란에서는 정신건강상 핵심과제인 스트레스의 의미와 극복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스트레스 폐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쉽게 짜증이 나고 부적절하게 화를 더 표출하게 된다. 걱정이 많아지고 우울해지며 사소한 일에도 불안감을 느낀다. 편안한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기억력, 집중력도 떨어진다. 또 소화불량, 두통, 피로감, 변비, 호흡곤란 등 각종 신체증상에도 시달리게 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건강문제뿐 아니라, 신체에 해가 되는 생리작용과 흡연, 음주, 과식 및 활동성 저하 등을 유발해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혈관성 치매 및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는 위험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은 현대인에게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적이다.
◇스트레스 관리
생활주변에서 사소해 보이는 일에도 마음의 상처를 받아 하루하루를 한숨 속에서 지내는 이가 있는 반면 어떻게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건강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까 싶도록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도 있다.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스트레스의 주관적 강도는 스트레스 요인 그 자체보다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며 이에 대처하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이는 개인의 성격이나 성향이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정신학상 A형 성격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과도한 경쟁심, 강한 성취욕, 조급성, 도전성, 적개심 등의 특징을 보인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C형 성격은 분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항상 스스로 참아 내는 것으로 다양한 갈등이나 충돌을 회피한다. 마음이 약해 늘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며 지낸다. 나 한사람만 참으면 주변 사람들 모두가 편안할 것이라는 선량한 의도일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이 성격은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수가 적고 다른 사람들과는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며 화나 불안감을 억누르는 성향의 D형 성격 역시 스트레스에 취약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단 1%라도 부족한 부분에 대한 반추와 자책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타인에 대해서도 높은 잣대를 제시하고 이를 따라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대인관계도 원만치 못한 편이다.
늘 끊임없는 걱정과 고민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갖는 상념이 많은 부분들은 불필요하거나 사소한 일일 공산이 크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의 늪에 빠져 스스로 결코 반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후회되는 삶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역설적 인생을 살아간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의미 없이 흘려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스트레스 해소방법
현재 괴롭히는 걱정이나 고민이 있다면 이를 객관화시켜 과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현명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걱정들을 빨리 흘려 보내고 생산적인 부분으로 정신 에너지의 물길을 바꾸어야 한다. 살아 숨쉬는 바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에 집중해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오랜 기간 형성돼 온 성격이나 성향을 단시간에 고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타고난 성격은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고, 나이 때문에 머리가 굳어버려 변화가 어렵다고 지레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체질이 약한 사람도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체력을 만들 수 있듯이 성격도 꾸준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사람의 신경세포는 나이가 들면 더 이상 재생되지 않는다고 믿었는데 이미과거 사실이 돼 버렸다.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는 뇌과학 연구 결과는 나이가 들어서도 뇌의 신경세포를 계속 생산해 늘 새로운 상태로 변화한다고 한다. 스스로의 의지만 있다면 뇌를 원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드는 성향이 있는 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요구된다.
◇半스트레스 생활화
매일 잠들기 전에 하루를 보내며 감사함에 힘써보자. 이를 생활화하면 자신도 모르게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볼 수 있는 긍정적인 삶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삶이 현실적으로 힘들고 고달프다 할지라도 그 곳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감사할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될 것이다.
스스로 먼저 마음을 열어 자신을 있게 해준 가족, 인생의 스승, 어려운 시절 자신을 도와 준 진정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보자. 또 그 속에서 따뜻한 인간애와 작지만 소중한 행복감을 느껴보자.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지지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 설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스트레스로 끙끙 앓고 있다면 공원이나 산으로 달려가 맑은 공기를 흠뻑 마셔보자.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신체를 움직여 스스로 생산해 내는 반스트레스 호르몬을 흠뻑 분비시켜 보자. 미처 생각지 못한 스마트한 해법이 떠오르거나 지금 이 순간의 스트레스가 스스로 사라지는 마법과 같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김정현 분당서울대병원 정신보건&행동의학 전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