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후배들을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가 하면, 가출 여중생 성폭행까지 일삼아 조폭 뺨치는 중학생 일진회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여주경찰서는 4일 공갈·갈취·성폭력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여주 모 중학교 3학년 김모(15)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입건 가해자 22명 중에 두 명은 여주지역 모 고교 1학년생(16), 무직 청소년(17)이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같은 학교 1~2학년 학생 43명으로부터 61차례에 걸쳐 총 260만원 상당의 돈을 빼앗고 학교 인근의 야산 등지에서 마구 때린 혐의다.
이들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거나 폭행을 당했다는 등 소문을 내면 ‘머리박기’를 시키거나 주먹과 발로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괴롭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선배로부터 대물림돼온 학교 폭력조직인 ‘일진회’ 소속으로 일진회 짱으로 불리는 김군의 경우 특수절도 혐의와 도로교통법 위반혐의 등 전과 7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진회 소속 다수의 학생들이 폭력이나 특수절도, 공갈 등으로 형사처벌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군 등 일부 학생은 선도하는 교사들에게 폭언을 하며 대들다가 학교에서 징계를 받는 등 사실상 교사들의 통제 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군은 지난해 후배 남학생 7명을 상대로 7차례에 걸쳐 자위행위를 시키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한 명에게 시켜 “돈을 모아 갖고 오라”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 지목된 학생은 동급생 여러 명에게 돈을 거둬 5만~30만원씩 모은 뒤 가해 학생들에게 상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군 등 6명은 지난해 11월4일과 6일 야간에 한 가해 학생의 집과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가출한 여중생 2명(각 13살)에게 강제로 술을 먹여 성폭행한 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행 장면을 찍은 영상은 가해 학생들이 삭제해 경찰에서 복원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의 범죄행각은 일부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이 학교에 피해사실을 호소하자 학교장이 1·2학년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그동안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던 학생들이 집단으로 피해를 신고, 학교 측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고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기도 해 형사들조차 집중이 안될 정도였다”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또한번 놀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