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우산 수리ㆍ대여 봉사활동으로 우리 사회에 감동을 선물한 '우산할아버지' 김성남(82)씨가 말기암으로 투병 중이다.
10년 전 암 선고를 받고도 봉사현장을 지켰던 할아버지는 세 번째 찾아온 암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선 지하철 야탑역 4번 출구. 노란색 '우산수리센터' 간판의 컨테이너는 지난해 가을부터 문이 잠겨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컨테이너 안에서 우산을 매만지던 김 할아버지는 서울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그는 재작년 가을 식도암 판정을 받고도 항암치료를 하면서 종종 우산수리센터에 나왔다.
그러나 석달 전부터 병세가 악화되면서 인천의 딸 아파트와 병원을 오가면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고 최근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의 암 판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인 명효순(78)씨는 "10년 전 전립선암으로 수술했는데 3년 후 다시 대장암이 발견됐다"며 "이번이 세 번째 암"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만 알고 있었다.
수술을 받고 다시 우산수리센터로 나와 우산을 고치고 빌려주는 봉사활동에 헌신했다.
세 번의 암 발병에 대해 명씨는 "오랜 시간 좁은 컨테이너에 앉아 먼지를 마시며 일한 탓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할아버지가 우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0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내역 앞 시영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할 때 비오는 날 발을 동동 구르는 행인들이 안쓰러워 시작한 일이 30년을 넘겼다.
그때 130원 하던 비닐우산 300개를 사 빌려주기 시작한 일이 수선까지 하게 됐다.
"우산 살 하나 빠졌다고 버리고 정작 비 올 때 허둥대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1994년 성남으로 이사한 뒤에는 동네를 돌며 망가진 우산을 모았고 2000년 무렵부터 태평역과 야탑역에 간이 우산수리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2001년 이런 선행을 인정받아 행정자치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2004년 서울 서초구청에도 우산수리센터를 개설했고, 양재종합사회복지관 자활사업 프로그램으로 우산수선을 가르쳐 제자까지 배출했다.
우산 수선 기술은 서울 송파·은평구, 경기 구리·과천시, 인천까지 전파됐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우산도 그의 손을 거치면서 멀쩡한 우산으로 회생했다. 수선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서울과 성남 재활용품 선별장을 뒤진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동안 할아버지 손을 거쳐 간 우산이 하루 평균 40~50개, 줄잡아 60만개를 넘는다.
2001년 비 오는 날 열린 음악회 관객을 위해 우산 3천개를 준비했고 이후 그 우산들을 경로당에 기증한 적도 있다.
2003년 분당 아파트단지를 돌며 우산 6천개를 수집해 공공장소에서 무료 대여하는 '사랑의 우산'으로 비치했다.
2009년 우산을 고쳐준 것이 고맙다며 500원, 1천원씩 놓고 간 돈을 모아 이웃돕기 성금으로 성남시청에 맡겼다.
야탑역 우산수리센터와 인근 빌딩 지하 작업장에는 그가 수리한 우산 3천개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일 주민생활지원과장을 인천까지 보내 문병했다.
이 시장은 2010년 선거운동 중 김 할아버지를 만났고 취임후엔 허술했던 우산수리센터 컨테이너를 교체해주면서 그의 우산봉사를 도왔다.
문병 간 공무원들에게 김 할아버지는 "도와줬는데 (우산봉사로) 보답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며 "거동만 할 수 있다면 단 열흘이라도 더 하고 싶다"고 말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쾌유를 비는 이들에게 "이만큼 좋은 일 했으니 좋은 일이 있겠지요"라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부인 명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 7시 반에 나가 저녁 7시에 돌아오면 또 우산을 고치느라 밤잠을 설쳤다. 점심도 내가 가져다주는 도시락으로 때웠다. 동창 모임도 나가지 않고 술자리도 피하면서 우산을 고쳤는데…"라며 끝내 울먹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