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 수원 KEPCO45가 올 시즌을 4위로 마감했다.
KEPCO는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천안 현대캐피탈에 1-3(18-25 25-20 20-25 20-25)으로 패했다.
배구 전문가를 비롯해 팬들까지도 0-3 완패를 예상했지만 KEPCO는 이날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 3점이상 성공)을 기록한 외국인 용병 안젤코 추크의 활약에 힘입어 두번째 세트를 따냈다.
꼴찌의 마지막 반란이었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7시즌 중 3시즌에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매 시즌마다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KEPCO는 올 시즌 안젤코를 영입하며 반란을 도모했다.
그 결과 시즌 초반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대전 삼성화재와 선두를 다툴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시즌 중반까지고 인천 대한항공과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던 KEPCO는 ‘승부조작’이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로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주전 선수 4명이 한꺼번에 승부조작에 연루돼 영구제명됐고 설상가상 ‘신예’ 서재덕 마저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게 된 것.
KEPCO는 승부조작 파문 이후 7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과 맞붙었지만 KEPCO의 승리를 점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KEPCO 선수들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배구 팬들을 감동시켰다.
신춘삼 KEPCO 감독은 27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가 끝난 뒤 “승부조작 파문이 나고 배가 난파되는 기분이었다. 동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배를 겨우 겨우 끌고 가는 선장의 느낌이었다”며 “너무 힘들텐데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여기까지 와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정말 칭찬을 받을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감독은 “이제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 그래도 시즌을 치르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이제 팀과 잘 이야기해서 어떻게 새 시즌을 맞이할 것인지 구상해야겠다. 새롭게 팀이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27일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성남 상무신협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2012∼2013 시즌부터 4위 팀이 참가하는 준플레이오프를 없애고 상위 3개 팀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됨에 따라 내년 시즌을 새롭게 준비하는 KEPCO가 올해의 아픔을 딛고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의 3강 구도를 깨는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