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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따라 곧추세운 등 가슴속에 희망 싹트다

 

■ 경기필 ‘찾아가는 공연’ -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비가 촉촉히 오던 지난 10일 오후 2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특별한 하모니가 울려퍼졌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범죄자들의 사회 교화와 원활한 사회 복귀를 위해 특화된 직업훈련을 시켜주는 교도소로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사람부터 흉악범, 경제사범 등 다양한 범죄자들이 수감돼있는 곳.

평소대로라면 제과·제빵, 자동차 도장 등 작업장에서의 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지만, 이날 572명의 수감자들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찾아가는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대강당에 모였다.

이례적으로 많은 수감자가 한 곳에 모이는 행사라 교도관들과 수감자들 사이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심드렁한 표정의 수감자들은 웅성거리며 공연 시작을 기다렸고, 어색함으로 실내에는 무거운 공기가 깔렸다.

하지만 이내 영화 ‘시네마천국’의 주인공으로 분장한 도립극단 이찬우씨와 정헌호씨의 진행으로 귀에 익숙한 영화음악들이 연주되자 하나둘 수감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선율에 따라 고개를 흔들기도 하고, 옆에 앉은 동료와 속삭이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 절정에 달한 ‘오페라의 유령 메들리’가 연주됐을 땐, 객석에서부터 자발적인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 ‘사랑, 그 보이지 않는 진실’이라는 부제에 맞춰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음악들이 연주됐고, 강당은 너나 할 것 없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로 변했다.

교도관들은 이런 수감자들의 호응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박정민 화성교도소 사회복귀계장은 “사실 수감자들은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성향이 있는데, 오늘 공연에는 많은 관심을 보여 깜짝놀랐다”며 “실제로 이렇게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나면 수감자들이 전보다 훨씬 밝아지고 따뜻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수감자는 “익숙했던 곡을 오케스트라의 음악으로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학성 화성직업훈련교도소장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배려로 수감자들의 눈높이의 맞춰 익숙한 영화음악으로 선곡돼 더욱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수감자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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