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이 26일 마감, 막판에 박기춘(남양주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는 ‘선수 교체’ 속에 박지원 최고위원과 유인태 당선자, 전병헌·이낙연 의원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당초 당 대표 도전이 예상됐던 박 최고위원은 고민 끝에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에 합류했다.
호남과 동교동계에 대표성이 있는 박 최고위원은 전날 친노진영의 핵심 인사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만나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의 투톱체제에 합의하면서 원내대표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박 역할 분담론’을 놓고 구태정치의 부활이란 당내 비판이 고조, 계파별 나눠먹기에 불과하다는 밀실야합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선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나눠맡기로 하면서 민심과 당심을 외면한 ‘오만한 발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최고위원의 이러한 결정에는 진보성향의 외부 시민사회 원로들의 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원탁회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6일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상임고문이 전날 오찬에서 원탁회의의 공동의견을 전달했고 나도 확인했다”면서 “친노-비노, 호남-비호남의 구도가 계속 가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이었고 나도 여기에 공감해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박 최고위원의 지원으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박기춘 의원은 출마를 포기했다. 3선의 박 의원이 막판에 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하면서 김진표 원내대표에 이은 ‘경기도 원내대표’ 연임 기대는 무산됐다.
참여정부 당시 정무수석 출신으로 친노와 김근태계, 486의 지지를 받고 있는 유인태 당선자는 ‘이-박 합의’ 소식을 듣고 한때 출마를 망설였으나, 진보개혁모임의 의견에 따라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최대계파인 진보개혁모임은 이날 오후 긴급회동을 갖고 유 당선자를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진보개혁모임은 유 당선자를 지원하는 원혜영(부천 오정) 의원이 이끌고 있다.
‘이-박 합의’에 반발하며 경선 완주의사를 밝힌 이낙연·전병헌 의원도 예정대로 후보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다음달 4일 실시되며, 신임 원내대표는 6월9일 임시전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비대위를 이끌게 된다. /임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