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잇따라 드러나면서 도의 안이안 ‘편법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주삼)는 10일 열린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도가 예산 승인없이 사업을 추진한 점을 둘러싸고 행정절차 및 예산심의권 무시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앞서 9일 심의에서 예결위는 도가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 조성사업에 대한 출자금을 추경에 편성하는 과정에서 행정자치위원회의 공유재산 변경심의를 받지 않고 건너 뛴 사실을 지적했다. (본보 5월10일자 3면 보도)
이어진 이날 심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또다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도는 경기도 문화의전당이 개최하는 ‘천지진동2 아리랑 아라리요’ 공연을 위한 예산 2억원을 추경에 편성하기에 앞서 이미 6월2일 공연계획을 확정지었다. 이 행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무료공연으로 치러지며, 지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전 쇼케이스를 갖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정석(민·비례) 의원은 “의회가 해당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공연이 차질을 빚게 된다”면서 “미리 공연계획을 확정지은 뒤 예산을 요청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고 따지고 나섰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리랑 사업과 USKR에 대한 절차상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며 “차후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하지만 이번 예산들은 시급한 사안이므로 승인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김주삼(민·군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그간 도가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의회 심의 등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 다반사”라며 “도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무시하는 이런 예산은 승인할 수 없다. 행정절차를 완료한 후 다시 심사하겠다”고 밝혀 관련예산 삭감을 예고하고 나서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