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초대 지도부 ‘황우여 체제’가 15일 탄생했다.
친이(親李·친이명박)계 심재철 의원이 당선되면서 ‘친박독식’ 다소 희석되긴 했지만 당지도부의 친박(親朴·친박근혜) 색채가 너무 짙어 자칫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반발 속에 당이 갈등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은 이번 ‘5·15 전당대회’를 통해 ‘박근혜당’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황우여 새 대표가 중립이긴 하지만 친박 성향인데다 나머지 최고지도부 4명 가운데 이혜훈·정우택·유기준 최고위원 당선자 3명이 친박 인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선출된 원내지도부조차 친박 인사로 꾸려진 상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물론 조직과 재정을 담당하는 당 사무총장까지 친박 핵심인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구주류 친이계 심재철 의원이 유일하게 3위로 최고지도부에 입성하긴 했지만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모두 ‘박근혜 친정체제’가 확고히 구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가도는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보이지만 비박주자들의 공세 속에서 대권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당장 일찌감치 대권도전을 선언한 정몽준 이재오 김문수 등 비박 잠룡 ‘3인방’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연일 박 위원장을 공격하며 ‘대세론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연대를 모색하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예상된다.
심재철 최고위원이 친이계를 대변하면서 강하게 ‘제동’을 걸 경우 대선후보 경선이 있을 오는 8월 말, 9월 초까지는 치열한 대권경쟁으로 당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황 대표가 이날 “경선에서 화합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제는 친이·친박·비박 없이 하나의 새누리당만 있을 뿐”이라며 당 화합을 강조한 것도 이런 전망과 무관치 않다.
논란의 중심에는 비박주자들이 요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와 이재오 의원이 공론화한 개헌 이슈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픈프라이머리의 경우 현재로선 ‘키’를 쥐고 있는 박 위원장과 친박 지도부가 부정적이어서 가능성이 낮지만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입장변화에 따라 논의가 언제든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개헌과 관련해선 모든 권력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아 대선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여권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야권에서 대선주자중 한 명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개헌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박 위원장과 나머지 주자들 간의 지지율 차이가 워낙 커 비교 자체가 힘들지만 경선에 참여하는 비박주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대권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