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가 예향(藝鄕) 이미지 추락과 함께 안성맞춤랜드를 조성하면서 잦은 계획 변경과 연간 예산의 약 1/3에 이르는 800억여원을 투입하는 등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6월18일·19일자 1면 보도) 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안성마춤 브랜드’ 사업의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시는 ‘안성마춤 브랜드’ 사업을 위해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안성마춤농협이 집행의 주체라며 사업 추진에 손을 놓고 있어 ‘선심성 전시행정’ 논란마저 일고 있다.
19일 안성시와 안성마춤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99년부터 쌀과 한우, 인삼, 배, 포도 등 안성시 5대 농특산물에 대해 통합브랜드인 ‘안성마춤’을 적용, 차별화된 마케팅 등으로 국내 대표 농특산물 브랜드사업을 추진했다.
‘안성마춤 브랜드’ 사업은 이후 경기도, 유통업계 등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도내 농특산물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시는 또 지난 2002년 안성마춤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안성조합)이 설립되자 ‘안성마춤 브랜드’ 사업을 조합이 전담하면서 홍보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시는 안성조합 설립 이후 현재까지 10여년 넘게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안성마춤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예산 사용내역은 물론 매출현황, 사업수익 등의 기본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매년 수억원의 시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관리, 집행 등에 손을 놓으면서 ‘허수아비 행정’이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민 박모(49)씨는 “안성마춤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성을 떠올릴만큼 안성에 적합한 브랜드라는데는 이견이 없다”면서 “아무리 관리주체가 조합이라고 하더라도 매년 수억원의 혈세를 브랜드 사업에 투입하면서 기본 현황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안성마춤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는 “시가 ‘안성마춤 브랜드’ 사업과 관련해 정보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매수익 같은 조합의 내부적인 정보까지 굳이 시에 보고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 2003년까지 시와 안성조합이 ‘안성마춤 브랜드’의 전반적인 관리를 함께 했지만 브랜드 이원화와 남발 등의 이유로 안성조합이 브랜드 사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사업예산 대부분이 ‘안성마춤 브랜드’ 홍보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구체적인 사항은 안성조합에서 알려주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