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31개 시군의 내년도 지역사랑상품권(경기지역화폐, 이하 지역화폐) 발행계획을 조사한 결과 시·군 간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도가 도내 의원실에 제출한 ‘2026년 경기도 주요 국비 건의사업’ 자료에 따르면 도는 골목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내년도 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으로 684억 원의 국비 반영을 요청해놓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중 518억 원을 배정했고, 기획재정부(정부안)경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지난 2024년 도내 지역화폐 총 결제금액은 3조 8813억 원이며, 올해 3월 기준으로 도가 내년도 31개 시군의 지역화폐 발행계획을 조사한 결과 총 3조 3659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수요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화성으로 5000억 원이다. 7% 할인(국비 2%, 도비 2%, 시군비 3%)을 위한 소요예산은 350억 원, 시비(市費) 부담은 15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수원이 발행수요 40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7% 할인 소요예산은 280억 원, 시비 부담은 120억 원으로 화성·수원 2개 지자체가 100억 원 이상의 자체 예산을 부담할 계획이다.
또 남양주(2800억), 성남(2500억), 시흥(2200억), 안산(2040억) 순으로 6개 지자체가 발행수요 2000억 원을 넘었다.
반면 의정부는 발행수요가 70억 원에 그쳤고, 시비 부담은 2억 1000만 원에 불과해 대조를 보인다.

오산도 발행수요 100억 원에 머물렀고, 시비 부담은 3억 원이며, 가평 역시 발행수요 160억 원에 군비 부담은 4억 8000만 원이다.
이어 동두천 185억 7100만 원, 김포 187억 4300만 원, 구리·연천 각 200억 원 등 7개 지자체가 발행수요 200억 원 이하, 시군비 부담 6억 원 이하를 기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지역화폐 시군별 발행계획과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올해 발행계획 1위는 파주로 3580억 원이었으며 수원·화성·시흥·남양주·성남 등 6개 지자체는 2000억 원 이상 발행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파주는 107억 원의 시비 부담으로 유일하게 1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도에는 발행규모 1100억 원, 시비 부담 33억 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이에 비해 연천은 올해 발행규모(70억)와 군비 부담(2억 1000만)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년에는 200억 원 발행규모와 군비 부담 6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지자체가 발행하는 지역화폐에 대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국비를 지원하도록 규정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0일 여당 주도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에 회부돼 있다.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가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개정안이 그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지자체의 지역화폐 예산 부담은 줄어들지만 지자체 간 부익부빈익빈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